기획기획특집
불교콘텐츠 새지평, 우리가 연다
노덕현 기자  |  noduc@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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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10  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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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콘텐츠의 시대다. 문화콘텐츠는 문화적 요소를 지닌 내용물이 미디어에 담긴 것을 통칭하는 것으로 온라인 매체만이 아니라 오프라인 영역서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향유하는 모든 종류의 자산을 아우른다. 이런 맥락에서 수천 년 역사를 지닌 불교야말로 최고의 문화콘텐츠로 꼽힌다. 과거에는 부처님 가르침을 심산유곡 절에서, 스님들을 만나야 접할 수 있지만 지금은 핸드폰, 컴퓨터에서 ‘클릭’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불교 경전은 물론 사찰 설화, 고승들의 수행담 등 그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영화, 출판, 모바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에 나선 타종교에 비하면 불교계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런 시대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불교를 전하는 이들이 있다. ‘너무나 좋은 불교’를 알리기 위해 살아가는 청년들과 이에 못지 않게 활동하는 노령 불자들, 이들의 활동을 전한다. 〈편집자 주〉

   
불교창업벤처 ‘무아’의 팀원들이 프로젝트를 담은 노트북을 보며 즐겁게 토론을 하고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보람, 전영우, 김동훈, 박찬현, 김아나 씨.
‘불교’야 놀자… 청년 ‘불교덕후’ 무아지경

불교창업벤처 ‘무아’

젊은이들의 ‘불교 가지고 놀기’가 심상치 않다. 바로 ‘젊은 불교콘텐츠를 만드는 청년벤처, 무아’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시 중구 동국대 충무로영상센터에는 창업 동아리들이 모여 있다. 그 중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쌓여 있는 곳이 무아의 보금자리다.

불교 교구재 제작 목적, 지난해 12월 창업
영상도 제작… 캐릭터 상품 출시 ‘눈길’
‘yes! 서울 크라우드 펀딩 대회’서 우승도

‘무아’는 6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만들었다. 무아는 영상의 박찬현, 디자인의 김보람, 마케팅의 전영우, 김동훈, 기획의 김민석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활동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콘텐츠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제각각 개성이 뚜렷한 친구들이 모이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공동창업자 김아나 씨(24)는 무아 결성 계기를 설명했다.

“동국대 불교미술학과에 재학 중 2년 간 목동 국제선센터에서 어린이법회 교육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 때 불교계에는 교육콘텐츠가 열악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교교구재’를 만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고 학교 친구들과 지난해 12월 무아를 창업했습니다. 동국대 창업휴학제도의 도움을 받아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습니다.”

전영우 씨(26)는 “법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는 교구의 인기가 많은 것에 착안해 사경ㆍ사불 스크래치 키트를 만들었다. 검은 먹지에 선을 따라 그으면 경구나 불화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글반야심경과 불화를 스크래치 기법으로 따라 그릴 수 있게 한 ‘마인드래치’는 구매욕을 자극했다. ‘지름신’을 불러일으키는 불교 콘텐츠 용품들을 보고 있자니 이들의 성공이 눈앞에 그려졌다. 이들의 발걸음은 교구재 제작에만 머물지 않았다. ‘무아’는 유튜브에 건봉사 템플스테이 체험 동영상을 올리는 등 영상제작에도 나섰다.

“산짐승이 출몰할 수 있으니 해가 진 다음에는 숙소에서 지내주시기 바랍니다.”

‘단, 죽지는 않음’이란 자막을 통해 웃음을 선사하는 템플스테이 내레이션은 인기였다. 이 영상제작은 박찬현 씨(22)가 담당했다. 청소년영화제서 수상하기도 한 박 씨는 한국화를 전공했음에도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불교 대표 콘텐츠가 템플스테이잖아요. 하지만 유튜브에서 ‘템플스테이’를 검색하면 종단이나 정부서 배포하는 재미없는 홍보영상만 있더라구요. 고리타분한 영상에서 벗어나 재미가 있는 영상이 없을까 고민했죠. 요즘 활동하는 유튜버들의 영상처럼 예능같이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전영우 씨는 “영상을 통해 무아를 알리면 어린이용 교구나 가방, 필통 등 저희가 제작한 콘텐츠도 자연스럽게 홍보되리라 생각했다”며 “템플스테이 영상 중간에 제작한 상품들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런 새내기 벤처사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팀원들은 불교계에 현대적 감각을 펼치는데 낯설음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사실 처음엔 우려도 많았어요. 저희 멋대로 콘텐츠를 만들면 스님들이 싫어할 거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어요. 하지만 일반인들이 힘든 삶에 애정을 품을 수 있는 마음수행 제품을 만들어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었어요.”

김아나 씨는 사회를 위로하고 힐링하는 큰 목표가 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한국불교를 알리고 싶다는 무아는 본격적인 도전의 여정에 나선다. 9월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yes! 서울 크라우드펀딩 대회’서 우승을 한 이후 10월부터 교구재 제작을 위한 크라우딩 펀딩에 들어간 상태다. 제작된 교구재는 네이버 스토어 팜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11월에는 8박 10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서 열리는 ‘해커톤 대회’서 ‘무아’를 알리는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한다. 해커톤 대회는 순수한 프로그래밍을 의미하는 핵(Hack)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일종의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다.

“‘불교’를 내세웠기에 다른 팀을 제치고 뽑혔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한국불교의 현대화에 집중할 겁니다. ‘불교’라는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어요.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에게 한국불교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도전에 대한 부담이나 긴장보다는 패기와 기대감이 넘치는 얼굴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뛴다. 불교에 무아지경으로 몰입한 젊은이들의 다음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노덕현·이승희 기자


 

   
핑크붓다 회원들이 불교미술의 밝은 미래를 다짐하는 ‘엄지척’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경희 씨, 조수연 대표, 정금률 씨.

“핑크색처럼 톡톡 튀는 불교로”
불교미술 아티스트그룹 ‘핑크붓다’
 

화려하고 대담함, 활기를 의미하는 ‘핑크’. 금빛이 아닌 핑크빛 부처님은 말 그대로 진취적인 불자를 상징한다. 그래서일까. 프로젝트 아티스트 그룹 ‘핑크붓다’의 행보는 과감하고 도전적이다.

2012년 작가 6명서 결성
‘불교의 현대적 해석’ 모토
음향 미술 등 예술 총망라
국제전시회 참가가 목표

“보통 부처님과 핑크색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이 또한 고정관념이라고 봅니다. 부처님 가르침은 모두에게 열려있어요. ‘불교는 이런 것이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습니다.”

2012년 결성된 ‘핑크붓다’는 지금까지 6번의 전시를 진행해왔다. 서울대병원에서 환우들의 소원을 담은 핑크색 쪽지로 작품을 만든 ‘꿈을 붓다’전, 뱀의 탈피와 불교예술의 미래를 표현한 ‘뱀은 봄에 탈피를 한다’전 등은 화제를 모았다.

불교를 재해석한 전시를 위해 프로젝트마다 설치미술, 음향 전문가 등이 합류하는 것이 핑크붓다만의 특징이다. 각 프로젝트마다 새롭게 참여하는 멤버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 중심에는 핑크붓다 대표인 조수연 대표(38)가 있다. 동국대 불교미술학과를 나온 조 대표는 2002년 개인전을 준비하며 미술계에서 불교미술이 소외 받는 것을 보고 울분을 느꼈다.

“‘불교미술’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종교미술이란 굴레를 씌우고, 불교계에서는 이방인 취급을 하더군요. 불교계 안쪽으로 보면 전통의 재현에만 갇혀 있었다고 봅니다. ‘과감히 현대화 작업을 해보자’, ‘일반인들에게도 불교가 이런 모습이 있음을 알리자’고 생각했죠.”

프랑스 유학 후 귀국한 조 대표는 프랑스에서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는 이명아 씨와 전통가구 전문가 이정은 씨, 동양화 전공 전경희 씨, 서양화 전공 정윤영 씨, 대중미술 전문가 허효진 씨 등을 하나 하나 포섭했다. 여기에 객원으로 음향전문가 정금률 씨도 참여했다.

핑크붓다는 예배의 대상이나 교화 수단으로써의 불교미술을 벗어나고자 한다.

“불교가 발생하고 발전하며 초기 가르침은 사라지고, 형식만이 남아 현재의 불교는 그 형식을 추앙하며 쫓고 있습니다. 불교는 대중을 수용하며 불교 정신을 알려야 해요. 종교라는 무거운 주제로 대중이 다가서기 어려운 권위적인 불교가 아닌 친숙하고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불교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국제적인 전시로 한국에 이런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핑크붓다 작가들은 “이런 우리의 활동이 불교미술을 선양해 작가들이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을 정도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로 향한 핑크붓다의 모습에서 전법에 나선 부처님의 모습이 어렴풋이 비친다.

   
서울대병원서 열린 ‘꿈을 쌓다展’에서 드림페이퍼를 탑에 부착하는 환우들의 모습.

 


   
 
“시니어 불자 NO, 디지털 불자라 불러주오”

100만 파워블로거 ‘이기룡 씨’

인터넷 등 디지털 라이프를 즐기는 젊은 어르신들을 칭하는 신조어 ‘디지털 시니어’. 이기룡 씨는 최근 가장 잘 나가는 ‘디지털 시니어’ 중 한 명이다. 일흔의 나이에도 매일 불교계 행사 현장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는 이 씨의 열정과 의욕은 젊은이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 씨에게 나이는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일간지 사진기자 은퇴 후
봉은사서 깊은 감동, 발심
불교행사 소회 블로그에
콘텐츠 가공 필요성 강조

젊은 시절 언론사 사진기자로 활동했던 이 씨는 2011년 2월 퇴직 후 네이버 블로그 ‘바람의 언덕, 길 위의 풍경’(blog.naver.com/gainnal0171)을 운영하고 있다. 이 씨가 블로그를 개설한 것은 퇴직을 앞둔 2011년 1월이다. 30년이 넘은 사진기자 활동을 마치며 제2의 인생을 기획하면서부터였다.

개설 후 5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 이 씨의 블로그를 다녀간 누적 방문객은 100만 명에 육박한다. 하루 평균 500명 이상이 꾸준히 다녀갔다는 얘기다. 그가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대부분이 불교에 대한 이야기다.
이 씨의 블로그에는 전국 방방곡곡 사찰을 누비며 본 신행 현장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있다. 최근에는 관심분야가 확대돼 다양한 풍경과 명시 읽기, 문화예술에 대한 리뷰도 소개하고 있다.

그 시작은 2010년 아내가 다니던 봉은사를 우연히 방문하면서부터다. 이 씨는 “퇴직을 앞둔 시점에서 사찰에 오니 마음이 편했다. 법당에 걸린 주련의 내용이 모두 내 얘기였다”며 말을 풀어냈다.

“기자로 일할 때는 불교에 대해 좋은 일은 접하는 것이 드물었어요. 막상 알고 나니 너무나 좋은 겁니다. 짧은 법문 문구 하나 하나에서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들에게 이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았어요. 블로그에 불교 관련 글을 올리기 시작한 계기죠.”

이 씨가 블로그를 가꾸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상상 이상이다. 단순히 어느 사찰의 행사가 어떻고 하는 식의 글이 아니다. KBS와 JTBC 등 주요방송에 나오는 불교 관련 내용을 비롯해 생활 곳곳에서 접하는 불교에 대한 생각을 가감없이 실었다.

“블로거로서 젊은 사람들이라면 20분이면 될 일을 하나 하려면 2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4~5시간 걸린 일을 키를 잘못 눌러 몽땅 날아가 하루종일 매달려 있기도 해요. 그래도 블로그에 정성을 들이니 애착이 갑니다.”

이 씨는 현재 파워블로거 활동과 함께 조계종 포교사단 서울지역단 홍보담당 역할과 봉은사 미디어연등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무릎이 안 좋아 쉬고 있지만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동반주 봉사와 북한이탈주민의 국내정착을 돕는 봉사활동도 꾸준히 함께 해왔다.

이 씨는 “예전에 직장에 다닐 때는 몰랐던 불교의 매력을 나이가 드니 알게 된다. 이제 3000배 등 신행은 못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부처님의 경전 내용이나 스님들의 법문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 씨는 다른 시니어 불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내가 어디서 뭘 했었는데’ 하며 대접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주변과 소외되죠. ‘하심’으로 함께 어울려갈 방법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씨는 불교를 새로운 콘텐츠로 가공해 전하는 일에도 불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아직 불교계에는 이런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런 광고도 있잖아요. ‘참 좋은데...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구요. 젊은 사람들, 외국인들에게 금강경 얘기 해봐야 알아 듣는 사람 몇 없어요. 주변의 불교 요소 하나 하나를 요즘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게, 관심을 가지게 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기룡 씨의 블로그 ‘바람의 언덕, 길 위의 풍경’


   
만만한 뉴스를 설립한 작가들의 캐리커쳐. 그림은 김동범 작가가 그렸다.
“불교를 재밌게… Cartoon이 주는 매력이죠”
불교카투니스트 ‘만만한 뉴스’
 

웹툰은 이제 한국 대중문화의 한축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현재 시장 규모만 2300억 원에 달한다. 웹툰 작가는 이제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스타가 됐다. 불교계도 아주 미약하지만, 만화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최초의 불교만화 플랫폼 ‘만만한 뉴스’를 이끌고 있는 ‘만만 브라더스(지찬 스님·배종훈·양경수·김동범)’가 있다.

불교박람회서 만나 의기투합
최초 불교만화 플랫폼 개설
각자 작업 바빠 현재 휴식기
불교 철학 바탕한 작업 ‘꾸준’

‘만만한 뉴스’는 만화로 쉽게 선(禪)을 전하겠다는 목적 아래 2014년 만들어졌다. 4명의 작가가 만날 수 있던 계기는 ‘2014불교박람회’에서 열린 불교만화초대기획전 ‘만화로 만화(卍話)하다’였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만났던 지찬 스님, 배종훈, 양경수 작가는 곧바로 의기투합했고, 지찬 스님은 자신과 친분이 있던 김동범 카툰 작가를 섭외했다.

“처음은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인 김에 친목을 도모하면서 불교 만화를 잘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어서 ‘만만한 뉴스’를 창간하게 됐습니다. 김동범 작가는 작품이 불교철학과 맞닿아 있어서 섭외했죠.”(지찬 스님)

“만만한 뉴스에 들어온 것은 지찬 스님의 추천 때문입니다. 스님께서 저의 그림이 불교적이라는 말씀을 많이 주셔서 힘이 됐어요. 정기적으로 법회에 참석하지 않지만, 부모님이 불자여서 불교에 대한 거부감도 없었구요.”(김동범)

불교를 재미있게, 쉽게 전하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작품 세계는 다르다. 지찬 스님은 오너캐(오너와 캐릭터의 합성어. 작가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를 의미함) ‘어라 스님’를 통해 일상의 깨달음을 전하며, 2000년대 초반부터 불교만화를 그린 배종훈 작가는 4컷만화 형식으로 불교를 이야기하고 있다.

김동범 작가는 한 컷을 통한 의미 전달력이 돋보이는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양경수 작가는 부처님을 클럽DJ로 10대 제자를 히어로로 변신시키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4명의 작가 모두 자기의 일상적 경험과 소재를 통해 불교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재세 당시에 부처님과 10대 제자들은 요즘 말로 셀럽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중에게 센세이션한 가르침을 전했고, 제자들은 각자마다 특출한 능력이 있었죠. 저는 이들을 ‘히어로’라고 생각했어요.”(양경수)

“불교 경전을 읽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일상 속 현상에서 소재를 찾죠. 번뜩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때그때 메모해요.”(배종훈)

만만한 뉴스 창간이후 작가들은 사찰과 불교 관련 기관에서 전시회를 열고, 연재를 하는 등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작가로서 자기 발전도 이뤘다. 양경수 작가는 현재 ‘약치기 그림’으로 이 시대 소시민들에게 약을 치고 있다. B급 정서가 충만한 ‘약치기 그림’은 현실에 대한 비틀기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구가 중이다.

지찬 스님의 오너캐 ‘어라 스님’은 서주 스님의 동자승 ‘다워니’와 함께 불교를 대표하는 스님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책으로도 출판됐고, 이모티콘 등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2000년 초반부터 꾸준하게 불교 만화를 그리고 있는 배종훈 작가는 본지 연재를 비롯해 드로잉 수업, 개인 출판 작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동범 작가도 강의와 두 번째 여행포엠,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준비·진행 중이다.

만만브라더스의 작가들은 불교 만화 발전을 위해서는 자유로운 창작 보장과 꾸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만화라는 문화콘텐츠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포교에도 도움될 부분이 많아요. 불교계 차원의 불교만화 전문 플랫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김동범) “저는 불교 철학을 녹이는 작품을 많이 하려 합니다. ‘이것이 불교다’라는 고정된 생각을 갖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봐주셨으면 합니다.”(양경수)

 


 
불교콘텐츠 발전 제언

   
 
“고정관념 버려야 불교 산다”
장재진 동명대 불교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불교문화콘텐츠’는 ‘문화콘텐츠’라는 개념에 ‘불교’가 더해져서 생긴 용어이다. 불교문화콘텐츠라는 개념이 최종적으로 정의된 것이 아니므로 이를 수용하는 대상(소비자)과 생산 주체에 따라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어떻게 하면 시대의 트렌드에 부합되게 불교문화콘텐츠를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불교계만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문화콘텐츠 활성화 방안의 전반적인 과제로 확대해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문화콘텐츠의 소재를 찾아서 전 세계를 탐색하는 미국을 비롯한 문화콘텐츠 강국들의 사례를 보면, 불교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특정 종교와 지역이라는 범주를 넘어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불교문화를 상품화 시켜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가공해야 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매년 발간하는 <콘텐츠산업백서>의 기준에 의한 콘텐츠의 장르(2012년 기준)는 “영화, 음악, 출판, 정기간행물(신문, 잡지), 방송, 광고, 애니메이션, 지식정보, 패션문화, 게임, 캐릭터, 만화”로 규정된다. 이러한 콘텐츠의 장르에 부합되는 소재를 불교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화려했던 불교문화에 대한 전승이나 보존에 치우쳤기 때문에, 창의적인 것이 없이 기존의 불교문화를 답습하거나 복원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전통사찰에 함의된 ‘불상, 불화, 종, 북, 운판, 목어, 석탑, 전각, 기단’ 등과 ‘염불, 제의, 춤, 음악’ 등의 종교의례는 불교문화로의 원형성을 지니고 있다. 사찰에 내재된 문화는 독창적이고 독자적인 예술의 영역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대의 트렌드에 부합되는 새로운 창작물이 없다면 과거에 치우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에 머물고 말 것이다. 원형의 복원과 보존 그리고 답습과 전승도 중요하지만 이의 활용이 더 중요하다.

불교문화콘텐츠의 개발과 발전에 있어서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불교학’이나 ‘불교’의 학문성과 종교성도 중요하지만 변용의 자유를 통한 문화적인 상상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불교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진실이라는 원형에 너무 치우치면 이는 학문이 된다. 문화콘텐츠는 하나의 팩트를 두고 진실공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소재로 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한 사회의 문화적 흐름을 좌우하기도 하고 생활에 활력소를 불어 넣기도 한다. 상상력은 어떤 원형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을 통한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창작물들은 새롭고 신선함으로 종교적 신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둘째, 불교문화의 원형을 개발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한 멀티-유즈의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서양의 문화콘텐츠가 그리스·로마 신화나 북유럽 신화 그리고 성경을 바탕으로 열린 세계의 신화와 결부시켜 재구성한 것처럼, 불교문화의 경우도 불경을 비롯해서 불교적인 요소가 습합되어 있는 도교와 유교경전 그리고 민간신앙에 내재된 원형적인 것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사물인터넷이나 빅 데이터 시대의 새로운 생활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는 불교적 문화콘텐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불교와 신 과학기술과의 통섭은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에 부합될 것이다. 그리고 종교가 지닌 특수성을 사회일반의 시대정신에 부합되는 보편성 속에 녹아들게 하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좁은 범주에서 보면 ‘불교’라고 하는 것이 특수하게 부각된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불교적 의미로 해석되고 이해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이 시기가 불교의 기본정신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서 이를 잘 활용할 줄 아는 파워블로그 사용자, 웹투니스트, 신개념의 불교예술가, 청년벤처사업가, 만화가, 게임제작자 등 불자들의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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