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6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했고, 12월 10일 조계사 일주문을 나와 경찰에 자진출두하면서 사태가 마무리됐습니다. 24일 간의 긴박했던 순간 정부와 노동계를 오갔던 불교계의 기구가 있었습니다. 바로 ‘조계종 화쟁위원회’입니다.

“한 위원장의 결단은 모두를 패자로 만들지 않았다”는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의 말처럼 한 위원장 조계사 피신 사태로 ‘화쟁사상’은 일순 한국사회의 이슈가 됐습니다. 신라의 고승 원효 스님이 주장했던 ‘화쟁’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석길암 금강대 교수는 “화쟁을 화해와 통합(통일) 혹은 종합을 목적으로 하는 사상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일종의 착시현상”이며 “화쟁은 서로의 견해가 가지는 ‘다름’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상대방에 무한 긍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이뤄지는 갈등 속의 대화는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에 기반해 이뤄집니다. 어떤 형태의 갈등이든 자기 혹은 집단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확보함을 전제합니다. 이 같은 사회적 가치관을 개선하는 것이 화쟁 사상을 현대적으로 실현하는 필수 조건입니다.

전문가들은 화쟁의 사회적 실현을 위해서는 중립적 중재가 아닌 연기적 관점의 접근을 주문합니다.
조성택 고려대 교수 “상호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공동의 善을 만들어야 한다.”
법응 스님 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합의는 ‘화쟁’이 아니다. 사회문제 대한 불교적 관점 필요”
유정길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 “화쟁의 성공은 사람과 생명 모두에게 이익이어야”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올해 목표 중 하나로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화쟁사상 보급과 확산’을 설정했습니다.
이성구 화쟁위 기획위원 “화쟁센터(가칭)를 개설하고 갈등해결프로그램 개발, 화쟁전문인력 육성 등 추진할 계획이다.”

2017년 윤리교과서 교과과정에 따라 학생들은 한국불교의 바람직한 분쟁 해결 방법으로 ‘화쟁’을 배우게 됩니다. 정확한 화쟁 사상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화쟁의 의미와 구현을 위한 방법론에 대해 불교계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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