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식전문가이자 사찰음식점 ‘마지’ 김현진 대표

도제교육 효과… 철학부터 마케팅까지
3.1운동 캠페인… 신체 밸런스 도움
한식 세계화, 종교 음식으로 풀어야

도제 교육은 상업, 공업, 기술 등 한 분야서 뛰어난 장인(匠人)의 집에 다니면서 도제가 되어 봉사하며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직업 교육 현장서 다뤄지는데 매우 엄격한 훈련을 장기간에 걸쳐 한다. 힐링 열풍으로 일반인들에게도 관심과 인기가 높은 '사찰음식'을 도제식 교육을 통해 음식 포교에 나선이가 있다. 사찰음식점 '마지'의 김현진 대표이다.

'마지'는 사찰음식처럼 모든 종교의 거스름이 없는 언어로 고대 산스크리트어에서는 ‘영단, 약초’, 아프리카에서는 ‘생명수’, 기독교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우물을 파는 마지운동’으로 일본에서는 ‘진실한’ 불교에서는 ‘붓다에게 올리는 공양’ 등의 의미를 지닌다.

“사찰 음식은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강렬한 미각을 돋워 주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맛을 기억하기 힘든 점이 있지요. 그래서 사찰음식에 담긴 정신이나 그 음식들이 우리 인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도제식 교육은 단순히 요리 레시피를 알려주는 차원을 넘어 사찰음식에 대한 의미와 불교적 사상은 물론 경영비지니스, 마케팅 실전 노하우까지 차근차근 공유하면서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 사장은 불교의 사찰음식 뿐만 아니라 사실 국내에선 생소한 종교음식 전문가이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일찍이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자이나교 등 종교 음식 전반에 대해 공부하는 푸드스터디(Foodstudy)가 인기다.

“음식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맛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밖에 안 돼요. 음식들에는 그 나라 고유의 문화 사회 정치 종교 등 다양한 분야가 녹아 있지요. 종교 음식 전문가 영역은 한국서 블루오션입니다. 앞으로 5년 안에 큰 발전을 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의 할랄(Halal) 음식이나 유대교의 코셔(Kosher) 음식을 먹는 이들이 한국에 늘고 있어요. 그런데 그 음식들의 인증법도 제대로 몰라요.”

김 대표가 처음부터 종교 음식에 관심 깊었던 것은 아니다. 10년간 고등학교 3학년 대상으로 수학을 가르치다가 2007년 우연히 사찰음식 공부를 시작했다. 사찰음식 전문가인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출발은 사찰음식이었지만 점점 범위를 넓혀 다양한 종교음식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배울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 음식 조리법만 배운 것이 아니라 각 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진실된 종교 음식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런 고민을 통해 오신채 없는 사찰음식점 마지가 탄생한 것이다.

“사찰음식이 채식이다 보니 그것을 익히면 다른 종교음식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기본기가 갖춰지더군요. 딱 맞아 떨어지기 보다는 모든 종교의 거스름이 없는 음식이 사찰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는 사찰음식점이지만 실제로 불자 고객은 10퍼센트 정도고, 주로 이슬람교, 유대교, 자이나교,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 관계자들이 더 많다. 한국인들에게는 아직도 낯선 사찰음식점이다.

“시장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대부분 착각하시는 게 마지의 고객들이 채식주의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채식주의자는 20프로도 안돼요. 채식 하는 분들은 번거러워서 오히려 외식을 잘 안해요. 또 불자 분들도 사찰음식을 자주 접하다보니 사찰음식점에 안옵니다. 이 때문에 마지는 채식주의자, 불자 고객을 넘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삼일운동 캠페인을 펼칩니다. 평상시 고기를 섭취하고 1주일에 3일, 1주일에 세 끼, 세 번 외식 중 한 번만 오신채를 넣지 않은 마지 음식을 먹는 거죠. 그러면 분명 몸에 밸런스를 맞출 수 있어요." 이어 김 대표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각 나라의 종교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식의 세계화는 일방적으로 주입식 시키는 게 아니라 다른 종교의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한식을 소개해야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어요. 그때 비로소 세계화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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