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산 스님 大아라한전 인사 갤러리 미술세계서

전통 회화 기법 10년 수행 결정체

다양한 표정의 아라한 완성

7월 16일~29일

 

▲ 지옥고의 중생을 구제하는 ‘근계존자’

 “다양한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의 제자 아라한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북한산 노적사 계곡 옆 소나무 아래서 수행정진하던 중 찰나의 순간에 극락세계 도솔천 길목에 이르러 아라한을 친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본 것이 꿈인가 생시인가하며 깨어나니 이미 제 손에 붓이 들려 있었습니다. 제가 친견한 수많은 아라한을 모두 화폭에 담기까지는 무아의 세계에 이르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을 반복하며 10년이 필요했습니다.”

적산 스님의 작가 노트 中에서

삼천삼 아라한을 선보이는 적산 스님의 ‘3003위 大’아라한’전이 7월 16일~29일 인사 갤러리 미술세계 전관에서 열린다. 1999년 공평아트센터에서 열린 첫 번째 개인전 이후 15년 만에 열리는 전시로 스님은 중생교화에 힘쓴 ‘시선존자’, 지옥고의 중생을 구제한 ‘근계 존자’ 등 3003 아라한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스님은 10년전, 북한산 노적사 계곡 옆 소나무 아래서 수행정진 하던 중 찰나의 순간에 본 아라한을 그림에 담아냈다고. “1999년에 10년 동안 작업한 첫 전시를 잘 마쳤지만 제가 진정 그리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참선에 들어갔는데 수행 도중에 아라한의 세계가 눈앞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깨달음을 얻고 중생을 구하는 아라한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원을 세웠습니다.”

서예와 산수풍경을 그려왔던 스님은 전통 회화 기법의 선을 중심으로 입체적인 인물화를 그려냈다. 수많은 경계를 만났지만 그림을 그리며 이를 극복해 냈고 10년 만에 3003 아라한을 그림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릴 때는 항상 주변 정리를 잘 하고 정갈한 몸과 마음을 유지해 작업에 임합니다. 내 몸과 마음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장애가 오니까요. 지난해에는 막바지 작업을 앞두고 식음을 전폐하고 작업에 매진 하다가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었죠. 생사를 넘나드는 과정에서 그림을 포기할 뻔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고난을 극복하고 3003점의 그림을 완성해 이렇게 전시를 열게 되어 너무 뿌듯할 따름입니다.”

10여 년 고행 끝에 탄생한 아라한 연작은 오랜 수행의 과정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아라한이라는 주제는 단순히 수행 끝에 얻어지는 불교적 세계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원화된 시대 속 복잡한 문제에 직면한 각 개인의 구원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오랜 세월 수행하는 마음으로 심혈을 기울여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결과물인 삼천 아라한을 통해 이 땅의 불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불심의 힘을 전해주고자 합니다.”

각기 다른 외모를 하고 있는 3003 아라한의 모습 속에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스님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음에 분명하다.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그 순간순간을 아라한의 표정 하나하나에 담아낸 그림 속에는 세상을 밝히고자 하는 스님의 원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 토굴에서 꾸준히 작업해 온 스님은 앞으로 불교 포교에 매진하는 저술 활동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10년의 작업을 마친 지금은 무념무상의 상태인 거 같습니다. 어떤 욕망도 번뇌도 머물지 않는 것을 느낍니다. 앞으로 마무리 정진을 위해 마음공부를 해 나가고 싶습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대중들이 쉽게 불교를 접할 수 있는 대중서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02)2278-8388

 

▲ 적산 스님은 지난 10년간 고양시 토굴에서 작업에 매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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