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소 수업 등 200여 문화 프로그램 진행

불자 청년 주축으로 운영

재능 주고 받는 매개체 역할

동체대비 사상 바탕으로

청년 자립문화 확산 ‘목표’

▲ 불자 청년들이 주축이 돼 운영되고 있는 오공카페의 재능나눔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단소 수업 현장.
국립국악원 단원 공담연 씨는 수요일 저녁이면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오공카페로 향한다. 카페에서 진행되고 있는 단소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오늘 수업은 ‘천년만세 中 계면가락 도드리’. 수강생들은 지난 1단계 수업을 통해 동요 가락을 익힌 후 중급 강연에 접어들면서 국악음악으로 한 단계 수준을 높였다. 단소수업 강사인 공담연 씨는 전문 국악인이지만 오공카페 강연에서는 수강료를 받지 않는다. 수강생들 역시 음료값 5천원 정도만 내고 저렴하게 수업을 듣고 있다. 이 모두가 오공카페에서 진행하고 있는 재능나눔 프로그램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청년자립문화 프로젝트를 꿈꾸며 불자 청년들이 주축이 돼 지난 4월 문을 연 오공카페는 본지(884호 4월 18일자 게재)에 처음 소개된 이후 각종 매체에 소개되면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재능과 물질을 함께 나누면서 대안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오공카페의 문화 프로그램은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공카페에서는 단소수업, 스윙 댄스, 중국어 교실, 글쓰기 수업, 토속민요특강, 양모솜 공예품 만들기, 사진강좌, 영어강좌 등 다양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도 독서모임, 공감대화법 워크숍, 협동조합 모임, 심야식당, 프리마켓 등도 활발하게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오공카페는 지난 10개월 동안 200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여기에 1천 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재능과 물질을 함께 나누며 대안문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오공카페의 기획취지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오공카페 기획자이자 매니저인 조정훈 씨는 “불교를 공부하면서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눔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능나눔 프로그램 역시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사람은 누구나 재능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하나씩 내어 놓으면 비싼 돈을 들여서 굳이 학원을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각자의 재능 보시를 통해 더 풍성한 삶을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재능나눔 프로그램을 기획한 취지”라고 설명한다.

▲ 자화상 그리기 수업 장면
무료 강좌라고 해서 어느 누구도 대충 가르치고 배우지는 않는다. 모든 강사들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해 가르치며 보람을 얻는다.

단소 강사 국악인 공담연 씨는 “많은 국악기 중에서 단소를 택한 것은 가장 대중적이고 쉽기 때문이다. 다행히 수강생들도 흥미를 가지고 잘 따라오고 있다. 그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 내 목표는 여기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전문 강사로 성장해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을 만드는 거다. 또한 전통음악 전공자로서 이런 계기를 통해 전통음악을 좀더 가볍게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프리마켓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중고품 혹은 수제품들을 들고 나와 장을 펼치는 프리마켓은 지난 연말 처음 문을 열었다. 첫 마켓에는 판매자와 구매자 1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프리마켓은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 매달 개최를 결정했다. 심야식당 역시 오공카페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심야식당은 주제가 있는 식사 프로그램이다. 카페 회원 중 한 명이 주제 선정과 식사 메뉴를 정한 다음 참여자를 모집해 식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는 연애에서부터 대한민국 정치까지 다양한 주제의 토론이 오가며 메뉴 역시 스파게티에서부터 덮밥까지 주최자가 자신 있게 내어놓을 수 있는 메뉴를 통해 대중들을 모으고 있다.

이 프로그램 역시 평소 혼자서 밥을 먹는 싱글족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정여진 씨는 “처음에는 낯선 사람과 밥 먹으면서 얘기를 나눈다는 것이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더 큰 위안과 즐거움을 얻었다. 서로 공통 관심사를 얘기 나누다 보니 금방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것을 느꼈다.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이 많아지는 요즘 이런 공간을 통해 친구도 사귀고 밥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 심야식당
2012년 재능나눔 등을 통해 운영의 안정화를 꾀한 오공카페는 2013년 청년 일자리 창출, 공동주거 확대 등을 통해 나눔의 의미를 좀더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조정훈 씨는 “고물가 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는 현재 젊은이들은 엄청난 노동을 하지만 그 노력에 비해 가질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이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직장을 열심히 다녀도 월세 내고 생활비로 쓰다 보면 자신의 힘으로 서울에서 집한 채 사기 힘들지 않은가? 오공카페는 이제 청년들의 자립구조를 확대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창구 역할을 마련하고자 한다. 나눔을 통해 공생의 장을 펼쳐나가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자 하는 곳이 바로 오공카페”라고 설명한다.

앞으로 오공카페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2호점 개설을 통해 나눔 문화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02)598-8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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