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적 개념인 윤회와 환생을 소재로 한 작품성 있는 일본영화가 국내에서 선보인다.

10월 31일 개봉을 앞둔 영화 ‘환생’은 일본에서 지난 1월 개봉돼 300만 명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세상을 떠나버린 연인과 가족이 어느 날 갑자기 3주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다시 살아나 친지들의 곁으로 돌아다는 기본 줄거리에 착안해 실제로 3주라는 제한된 시간으로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흥행에 성공하면서 관객들의 요구에 제한개봉을 철회하는 에피소드를 낳기도 했다.

그동안 환생을 주제로 한 많은 작품들은 대부분 비현실적인 환타지 장르가 대부분이었으나, 이 작품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기적을 부른다’는 주제의 드라마다. 초난강(草なぎ 剛)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쿠나사기 쯔요시와 ‘배틀로얄’, ‘고(Go)’등 의 작품으로 한국관객에게 얼굴을 알린 시바사키 코우가 영화의 드라마적 요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원작은 일본에서 40만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카지오 신지의 소설 <요미가에리(黃泉がえり)>. 스릴러적인 환생이 아닌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상기시키는 내용으로 일본 사회전반에 환생에 대한 색다른 해석을 낳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환생’은 단순히 소재에서 뿐 아니라 작품 전반에서 인연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불교적인 작품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일본인의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불교적 사고도 엿볼 수 있다.

일본에서 흥행몰이를 하며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던 작품들 중에서도 이와 유사한 소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 해 한국에서 개봉했던 ‘비밀’ 역시, 사고로 엄마와 딸의 영혼이 뒤바뀌어 딸의 몸을 빌려 살아간다는 독특한 소재로, 죽음 이후의 세계가 현생과 완전히 분리된다는 서양적 사고와 차별되는 영화였다. 1999년 작 ‘러브레터’도 세상을 떠난 연인의 발자취를 따르는 설정을 통해 이승과 저승의 소통을 간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환생 혹은 삶, 죽음에 대한 극명한 대비나 언급 없이 대부분의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면서 인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는데 있다.

앞으로 본격적인 일본문화 개방시대를 맞아 ‘환생’과 같이 전 국민의 95% 정도가 불자인 일본의 불교적 메시지를 담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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