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 스님, ‘명상상담 전망’ 주제 발제
조계종 포교원, 포교종책 연찬회 개최
인경 스님·윤희조 교수, 현황·과제 소개

“RHS명상상담은 ‘고통의 완화와 치유’라는 상담의 목표는 같으나 도달하는 방식에서 차별화된 특징이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고통 완화에 초점이 맞춰지긴 했지만, 그 다음 단계인 연기적 삶, 보살의 삶을 실현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내담자들을 안내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이 조계종 포교원(원장 선업 스님)이 3월 15일 서울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제83차 포교종책 연찬회-명상상담의 현황과 과제’ 발제자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서광 스님은 ‘명상상담에 대한 이해·전망·과제:RHS명상상담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RHS명상상담의 정의와 특징, 활용방안, 지향점 등을 제시했다. ‘RHS(Recovering the Human Spirit)명상상담’은 인간 본연의 정신(영성)을 회복한다는 의미로, 전통 불교수행을 기반으로 서양의 정신치료와 명상과학(뇌과학)이 결합된 다양한 명상기법을 사용해 현대인들이 당면한 심리적, 사회적, 대인관계 등 삶의 문제를 통찰하고 해결하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우선 서광 스님은 “현대에 우리는 기억하기조차 벅차고 감정을 압도하는 사건이 일상처럼 일어나는 현재를 살고 있다. 그 결과 스트레스 대응과 정서조절에 취약하고, 인지왜곡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며 “우리는 진정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함으로써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덜 압도되고 덜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와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고, 일과 인간관계를 보다 효율적이고 자율적으로 다루는 역량을 강화할 방법이 절실했다”고 ‘RHS명상상담’의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RHS명상상담에서는 육체가 아닌 심리적 관점에서 우리 인간의 마음이 일상적으로, 매 순간 육도(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를 윤회하고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특징이다. 육도의 각 영역은 각각의 핵심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성격, 인간관계 유형, 주된 행동 스타일이 나뉜다. 이에 따라 상담자는 오리엔테이션, 육도윤회척도 검사, 서원 등의 3단계 과정을 거쳐 내담자의 핵심감정과 심리상태를 확인하고 그 원인을 이해, 통찰, 치유함으로서 고통의 윤회로부터 벗어나도록 안내한다.

서광 스님은 “인간은 본질적으로 지혜로운 존재지만, 생존의 진화 과정에서 생겨난 탐욕, 화, 어리석음에 중독된 존재이다. 또한 생물, 무생물을 포함한 일체 존재와 지구를 넘어서 우주 전체와 상호의존적으로 작용하는 연기적 존재”라며 “명상상담을 통해 자신의 과거경험을 토대로 형성된 자동화된 사고패턴, 감정, 행동 등을 인식함으로서 현재의 문제를 이해하고 자신의 사고와 정서를 보다 합리적으로 조절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광 스님은 RHS명상상담의 활성화 방안으로 △상담의 목적이 치유에서 깨달음을 향한 수행으로 발전할 것 △기존 상담이 갖는 접근성과 대중성의 한계 극복을 위해 어플리케이션, AI 등 4차 산업과 연계 △RHS명상상담 전문가 훈련·배양하는 시스템 개발을 제안했다.

이날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이사장 인경 스님은 ‘명상상담의 4단계 모델’을 주제로 영적 성찰과 함께 본성(참나)를 깨닫고 실현해가는 절차를 소개했다. 윤희조 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교수는 명상상담이 국내외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현황을 고찰했다. 신경희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동국대 종학연구소장 정도 스님, 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자헌 스님이 각각 논평했다.

조계종 포교원장 선업 스님.

연찬회에 앞서 포교원장 선업 스님은 “명상과 상담을 결합해 광범위한 영역을 담고 있는 명상상담은 불교명상을 기반으로 하는 상담 전반을 의미하며, 현대 상담의 주요한 영역이다”며 “포교종책 연찬회를 통해 명상상담의 정의부터 대내외적 현황, 활용모델까지 다양하고 심도 있는 접근으로 명상상담 활용방안 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스님은 “불교적 교의를 바탕으로 한 명상상담은 현대사회에서 과도한 스트레스, 디지털 과속화로 인한 변화로 자살 충동, 우울, 좌절 등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케어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정신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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