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 소장은 박물관 윤리 위배
도쿄博에 韓불교 사리구 확인
전수조사 및 환수운동 필요해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한국의 사리구.  오구라 콜렉션에만 한국불교의 사리구가 8점이 있다.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한국의 사리구. 오구라 콜렉션에만 한국불교의 사리구가 8점이 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가장 반가운 분이 돌아온다. 바로 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다.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떠났으니, 누구는 100년 만이라고 하고 누구는 85년 만이라고 한다. 85년이라고 정확한 햇수를 말하는 이는 1939년 보스턴미술관이 사리와 사리구를 취득했다고 하는 기록이 있어서다. 당시 일본인이 운영하던 야마나카(山中) 상회는 일본은 물론 미국·프랑스·영국·중국 등에 지부를 두고 한국의 유물을 판매했고 이때 보스턴미술관이 입수했다. 

1939년 이전의 기록은 확인할 수 없지만, 이 같은 역사적 배경과 사실 그리고 인체 성분이 있다는 사리의 성분 검사 결과 등으로 윤리적 문제에 직면한 보스턴미술관은 2009년 반환 협상을 시작한 이후 15년 만에 환지 본처를 결정했다. 

부처님 3분(석가모니불, 연등불, 정광불)과 출신 배경이 인도 왕자인 지공 선사와 나옹 선사의 사리가 각자 모셔진 소형 사리구와 모두를 담은 사리구는 한국불교의 법맥이 어떻게 전승됐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나옹 선사의 후학이 조선을 개국한 무학 대사이니 고려와 조선의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전체 역사를 보여주는 사리함은 공예품이 아니라, 계승돼 미래로 전승돼야 할 역사이다. 추후 협상을 통해 반드시 되찾아야 할 성보이다.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한국의 불상, 불경, 범종 등 성보가 100건이 넘는다. 불상은 오구라 수집품이 49점이 있고 그 밖의 경로 입수가 20여 점이다. 그중에는 사리구가 8건이다. 중요미술품으로 지정된 사례도 4건이다. 불상 가운데에는 국내에는 없는 희귀한 사례도 많다. 공작새 등에 앉은 부처상(금동공작명왕좌상)이나 7세기 조성한 삼존불(5.3cm)과 이존불(4.4cm)도 있다. 신장, 공양주, 나한 등 각종 캐릭터가 즐비하다. 

지금 박물관은 윤리와 도덕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국제박물관협의회 윤리강령은 박물관의 윤리적 기준으로 합법성과 공익성 그리고 출처지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소장품의 합법성을 입증해야 하고 ‘일정한 국가 내에서 법률상 소유자임을 증명하는 자료가 반드시 합법적인 소유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명시하고 있다. 즉 법적으로 합법이라고 해도 역사적으로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소장품의 출처지와 협력하고 원상회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사리, 묘지, 문인석 등의 소장은 박물관의 윤리에도 어긋난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점에서 도쿄국립박물관은 일본의 얼굴로서 과연 윤리·도덕적으로 충실한가를 묻지 않을 수밖에 없다. 

불교계는 이번 보스턴미술관의 사리 반환이 일제강점기 피해에 대한 회복에 있어 도쿄국립박물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소장품 전수조사는 물론 사리구의 반환을 요구해야 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