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등 혼란기 유출 추정
백양사 노력에 유출 성보 환수

국외로 유출됐던 ‘도암당 대사 진영’(道巖堂大師眞影)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의 긴밀한 협조 및 원 봉안처인 백양사(주지 무공 스님)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환지본처(還至本處)했다.

지난해 11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 문화유산 모니터링 중 ‘도암사 대사 진영’ 1점을 발견, 조계종과 공유했다. 화기(畵記)가 남아있지 않아 진영의 원봉안처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진영의 주인공인 도암 인정(道巖印正, 1805~1883) 스님이 1864년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백양사 사격을 복구한 스님으로 백양사 ‘백암산도암당대사행략’(1927) 현판에 전하는 점을 고려할 때 백양사에 봉안됐던 진영으로 파악했다. 이 사실을 전달받은 백양사는 적극적으로 임해 성보 환수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도암사 대사 진영’은 19세기 말~ 20세기 초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화면 좌측 상단에 이면상(李冕相, 1846~?)의 영찬(影讚)이 남아 있어 조성 시기를 추정할 수 있었다. 115.8*78.4cm 크기며 현재 백양사에는 각진국사진영(1825년, 전남유형) 이외에 오래된 진영이 전하지 않는 상황에서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라는 게 백양사 측의 설명이다.

‘도암사 대사 진영’은 국외로의 유출 시기와 경우는 알 수 없으나 한국전쟁 등 국내 혼란기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2월 16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3월 1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영은 추후 백양사에 봉안될 예정이다.

이번 환수는 원 봉안 사찰인 백양사의 적극적인 노력과 의지를 기반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환수를 위한 조계종단, 사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 민·관 간의 유기적인 협력에 힘입은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과거 운문사 ‘칠성도’ 봉은사 ‘시왕도’ 범어사 ‘신중도’ 송광사 ‘치성광여래도’ 등의 환수를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구축한 긴밀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국외 유출 성보를 보다 체계적이고 다각적으로 환수해 나갈 계획이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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