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 불교동아리는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동아리가 반백 년의 역사를 갖는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함축한다. 이는 동아리 활동이 단순히 취미가 아닌 삶의 나침반으로써 사회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며, 결정적으로 법우들의 인생과 인간관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일 것이다. 실제로 동문 법우 중에 비구니스님이 되신 분도 있다. 그만큼 성신여대 법우들은 동아리 활동에 진심이고 적극적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동아리 활동에서 법회 시간은 매우 짧다. 일주일에 한 번, 약 1시간의 법회가 전부다. 그나마도 학기 중에만 하고, 시험 기간은 하지 않다 보니 1년에 5개월 정도밖에 하지 못한다. 1시간 법회 동안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의 간단한 예경과 5~10분 정도의 명상을 하고 나면 불교에 대한 교리를 설명하거나 법문하며 마음을 나누는 시간은 40분도 채 안 된다. 그렇다보니 법우들이 불교를 이해하기 참 힘들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내 착각이었다. 법우들의 가슴 속엔 이미 불성이 조금씩 싹트고 있었다.

작년에 법우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불교를 주제로 작품전시회를 했다. 전 지도법사이신 자우 스님께서 법사를 그만두시면서 학생회장과 함께 당신 절인 비로자나국제선원 1층 카페에서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해주시기로 하셨다. 어떤 주제로 할지 회의를 거쳐 스스로 정하고 작품을 만들고 배접해 표구까지 직접하고, 카페에 전시하는 것도 법우들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 손수 했다.

드디어 전시회 첫날, 동아리 선배님들과 전 지도법사 자우스님을 모시고 작품설명회를 했다. 신문을 보시고 동덕여대 지도법사 청빈 스님과 불교동아리 학생들도 축하 겸 견학을 오셨다. 본인이 만든 작품 앞에서 설명하는데 한 작품, 한 작품마다 탄성이 나왔다. 그 속에 그렇게 깊은 사유와 바람이 있었다는 걸 알고 적잖이 놀랐다.

원주연 <해일(海日> - 제 법명 해일(海日)은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와 같은 지혜’입니다. 이 이름을 받고 새롭게 태어나는 윤회의 한 줄기로,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실상을 보고 양극단을 걷지 않고 중도를 걸으며, 현재를 사는 지혜를 배워 지금 현재를 살려는 의미를 담은 저의 인생 네 컷입니다.

시현 스님/성신여대 불교동아리 지도법사.

이연서 <H> - 우리가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고, 그 과정에서 지나치는 모든 경험과 감정을 포용하는 윤회의 신비로움을 담고 싶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채는 윤회의 다양성을 상징하며, 인생의 변화와 불확실성을 수용하는 태도로, 감정, 경험, 그리고 인생의 여러면을 수용하며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습니다.

유은채 <Hug Me> - 나는 또, 가시가 있는 존재가 되겠지. 그럼에도 누군가는 끌어 안아주길 바란다.

지면이 짧아 다 소개하지 못해 아쉽다. 작품전시회를 계기로 대학생 법회에 대한 접근 방법을 완전히 바꿨다. 이들은 이미 훌륭하다. 이 성성적적(惺惺寂寂)한 불성을 잘 발현시키기 위한 조력자로서, 더불어 같이 성장하는 도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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