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까지 지선·지진 스님 기증 유물전
상설전 ‘송광사의 불화’는 내년 2년까지

지진스님 기증 구하스님 作 ‘관세음보살도’
지진스님 기증 구하스님 作 ‘관세음보살도’

송광사성보박물관(관장 고경 스님)이 4월 2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지선·지진 스님 기증 유물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경주 보문선원 선원장 대허 스님과 천안 광덕사 안양암 주지 성탁 스님이 기증한 정계 지선(精谿智禪) 스님의 유묵 및 관련 자료와 송광사 선덕 천동 지진(天童 智眞) 스님이 기증한 근현대 고승 유묵과 유명 동양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지선 스님(1912~1988)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한의사로 활동하다가 27세에 만공 스님(1871~1946)의 수제자인 용음 스님(1887~1951)에게 출가했다. 지선 스님은 전형적인 구양순의 해서체를 배우고 익혀 스님만의 ‘지선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덕사 강원 강주로 주석하면서 인근 사찰과 전국 사찰의 주련, 편액 등에 글씨를 남겼다. 한의사였던 지선 스님은 전국에서 찾아온 아픈 스님들을 약으로 치유했으며 이런 스님 덕분에 당시 한약을 달이고 약재 써는 일이 광덕사 스님들의 일상이었다고 전한다.

1947년 태어난 천동 지진 스님은 1961년 대구 동화사에서 구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61년 사미계를 받고, 1969년 해인사에서 자운스님을 율사로 비구계를, 1970년에는 보살계를 받았다. 1972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했다. 1969년 해인총림에서 하안거를 시작으로 여러 선원에서 수행정진 했다. 출가 이후 밀양 표충사와 통영 미래사 등에서 효봉 스님과 구산 스님을 모셨으며, 송광사에서는 원주, 교무 등 소임을 맡기도 했다. 지금은 송광사 선원 선덕으로 정진하고 있다.

대허스님 기증 지선스님 書 ‘불심’
대허스님 기증 지선스님 書 ‘불심’

지진 스님은 2020~2022년에 3번에 걸쳐 소장하던 근현대 스님들과 유명 작가들의 작품 100여 점을 송광사성보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 작품 중에는 구하(九河, 1872~1965)·경봉(鏡峰, 1892~1982)·구산(九山, 1909~1983)·월하(月下, 1915~2003) · 일타(日陀, 1929~1999)·일각(一覺, 1924~1996)·석주(昔珠, 1909~2004)·중광(重光, 1935~2002)·고산(杲山, 1933~2021) 스님 등의 그림과 유묵이 있다. 또 서화가 이명우(1923~2005)·구철우(1904~1989)·박기돈(1873~1948)·이도희(1906~1988)·허백련(1891~1977) 등 근현대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있다. 이외에도 1960~1970년대에 촬영한 해인사, 미래사, 표충사 등의 생활상이 담긴 사진 자료도 함께 기증했다.

성탁스님 기증 지선스님 書 선가구감의
성탁스님 기증 지선스님 書 선가구감의

한편 송광사성보박물관은 ‘송광사의 불화(佛畫)’를 주제로 상설전 전면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전시는 송광사성보박물관에 소장된 불화 가운데 보물 영산전 후불도를 비롯해 약서전 약사불도, 경내 각 전각에 봉안됐던 후불도, 신중도, 독성도, 일섭 스님의 불화초와 석정 스님이 기증한 불화초 등이 전시된다. 또 보물 영산전 팔상도 가운데 쌍림열반도와 열반도 불화초가 함께 전시돼 조선시대 불화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풍암영각의 고승 진영과 여러 전각과 암자에 봉안됐던 신중도를 한데 모아 19세기 송광사 신중도의 화풍을 비교할 수 있다. 여기에 여러 종류의 경전 변상도와 ‘권수정업왕생첩경도’ 목판을 전시, 불교 판화의 멋과 정교함을 살필 수 있도록 했다.

2월 13일부터 시작한 이번 상설전은 2025년 2월 16일까지 약 1년간 관람할 수 있다. 송광사성보박물관관장 고경 스님은 “그동안 잘 공개되지 않았던 불화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송광사 불화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살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상설전 전시실 내부 전경
상설전 전시실 내부 전경
1725년 作 송광사 약사전 약사후불도.
1725년 作 송광사 약사전 약사후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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