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시일내 면담 일정 조율
거부할 시 정진 기도 진행
태고종과 연대 방안 모색도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선광 스님, 종교편향특위)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달키로 했다.

종교편향특위는 3월 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14차 회의에서 ‘열린송현녹지광장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 관련 논란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향후 대응을 위해 이같이 결의했다. 조속히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이승만기념관’ 건립과 관련한 문제점과 심각성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다. 오 시장이 면담을 거부할 경우에는 뚜렷한 답변이 있을 때까지 서울시광장에서 정진 기도를 진행키로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오 시장이 송현광장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불교계 안팎에서는 “이승만기념관 건립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조계종 종교편향특위를 비롯해 중앙신도회, 태고종 중앙종회 등이 잇따라 성명을 발표했고, “한국불교를 분열시키고 박해했던 이승만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 추진은 한국불교에 대한 큰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불교계의 반대에도 오 시장이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 계획을 강행하자 종교편향특위 차원에서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종교편향특위 위원장 선광 스님은 “이승만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차이가 있겠지만 제주 4·3 사건과 여순학살을 자행하고 ‘사사오입’을 통해 헌법 질서를 훼손한 인물”이라며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으로 내세우는 것은 심각한 역사왜곡”이라며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오세훈 시장이 송현광장을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 광장으로 두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강행하는 것은 개인적 욕망을 위해 국민을 분열시키는 행태일 뿐”이라고 밝혔다.

위원 제정 스님은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으로 부각하는 것은 상해임시정부를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들의 항일운동사를 지우려는 의도”라며 “‘건국’이란 용어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우민정치, 독재정치로 점철된 이승만의 기념관을 송현광장에 세운다는 건 전두환 기념관을 광주에 세운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교육부장 덕림 스님도 “불교 내부 갈등을 조장하고 탄압했던 이승만에 (기념관을 건립할)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해줘선 안 된다”며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역사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고종과 연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선광 스님은 “태고종에서도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반대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다”며 “태고종, 나아가 종단협의회 소속 종단과 연대활동으로 이승만기념관 건립 반대를 위한 불교계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회의에는 위원장 선광 스님과 위원 제정·종원·설해 스님, 중앙종회 사무처장 설도 스님, 총무원 사회부장 도심 스님, 교육원 교육부장 덕림 스님이 참석했다.

김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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