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법납 72세·세수 93세
캄보디아 불교 교단 최고 지도자

2014년 11월 9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기념행사에서 대종정 뗍 봉스님이 법어를 내리고 있다. 사진출처 = AP통신
2014년 11월 9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기념행사에서 대종정 뗍 봉스님이 법어를 내리고 있다. 사진출처 = AP통신

캄보디아 대종정 뗍 봉 스님이 오랜 투병 끝에 2월 21일(현지시간) 세수 93세, 법납 72세로 원적에 들었다. 지난 2월 29일 미국의 ‘폭스 뉴스’를 비롯한 여러 주요 외신들은 캄보디아 문화종교부의 발표를 인용하여 스님의 입적사실을 보도했다.

캄보디아 문화종교부는 “캄보디아 불교계의 최고 원로이자 대종정인 뗍 봉 스님이 2월 26일 오후 5시 40분(현시시각)에 세수 93세로 당신의 주석사찰인 왓 운날롬 사원에서 입적했다”고 발표했다. 스님은 이미 지난 달 장기간 입원하는 등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시사됐다.

뗍 봉 스님은 캄보디아 불교 최대 종단인 마하니까야 종단과 담마윳 종단의 공동 종정이다. 전 인구의 약 97%가 불교도인 캄보디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존경받던 스님이었다. 스님의 입적소식이 공식발표 된 후 캄보디아의 관공사와 거리는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는 조기를 게양했다.

1932년 시엠립에서 태어난 뗍봉 스님은 1952년 씨엡립의 왓 리치보 사원에서 출가 생활을 시작했으나 크메르 루주 시대에 강제로 환속을 당하고 노동교화소 생활을 버텨냈다. 이후 크메르 루즈 정권이 무너진 1979년 베트남 승가의 도움으로 7명의 스님들과 다시 구족계를 받았다. 그 후 프놈펜에서 시작하여 다른 지방으로 포교와 승단 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특히 뗍봉스님은 자신과 같이 강제 환속 당한 스님들을 찾아내고 다시 구족계를 받게함으로서 캄보디아 불교의 승가를 재정립한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

1991년 캄보디아 불교계가 마하니까야 종단과 담마윳 종단으로 분리되면서 뗍 봉 스님이 마하니까야 종단의 종정에 취임했다. 2006년 불교계의 추대로 두 종단을 모두 이끄는 대종정의 자리에 취임하면서 교단의 지도자라는 ‘상가라자’의 칭호를 받았다. 뗍 봉 스님은 또한 38년 동안 캄보디아를 이끌어온 훈 센 총리와 그가 이끄는 인민당(CPP)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캄보디아 불교계가 다시 서는데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왔다.

뗍 봉스님의 입적 소식을 들은 캄보디아 전 총리 훈 센은 “아내와 나는 대종정 뗍 봉스님의 입적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뗍 봉스님은 일생 동안 국가, 종교, 왕정의 위신을 드높이기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1979년 1월 7일 크메르 루즈의 전복부터 입적까지 캄보디아 왕국의 불교중흥을 위해 불퇴전의 모습으로 앞장섰다”고 말하고 스님의 입적은 나라의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뗍 봉 스님의 법구는 프놈펜의 왓 운날롬 사원에 안치됐으며 사부대중이 스님의 법구를 친견하고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는 기간을 가지고 있다. 다비식 일시는 아직 미정이다. 왓 온날롬 사원은 “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에는 사부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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