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 기획실장 우봉 스님, 조직개편 방향 브리핑

‘교육원·포교원’ 종헌서 삭제
재건축 앞서 건물 철거 의미
“역량 분산보다 집중이 필요”
연구소 통합, 규모 확대 계획
종헌 개정 후 전 종도 공청회

종헌 개정 필요성과 조직개편 방향을 설명하는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 스님.
종헌 개정 필요성과 조직개편 방향을 설명하는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 스님.

교육원과 포교원을 종헌에서 삭제해 총무원의 중앙종무기관 단일화 작업을 추진 중인 조계종이 향후 조직 개편 시 종단 산하 연구소들을 묶어 종책을 개발하는 이른바 ‘싱크 탱크(think tank)’를 구성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조직 개편 이후 출가 장려와 포교가 더 강화되도록 총무원장이 책임지고 이끌 수 있는 전략을 만들기 위해서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 스님은 3월 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분과회의실에서 ‘중앙종무기관 조직 개편을 위한 종헌 개정(안) 브리핑’을 열고, 조직 개편에 앞서 필요한 종헌 개정 취지와 향후 방향성을 설명했다.

우봉 스님에 따르면 조직 개편을 위한 1차 밑작업은 종헌 개정이다. 교육원과 포교원이 지금처럼 종헌기구로 남아있으면 3원 통합뿐만 아니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원과 포교원 조항을 삭제하는 종헌 개정은 사실상 재건축에 앞서 필요한 기존 건물 철거인 셈이다.

교육원과 포교원의 별원화는 1994년 당시 종단 분규 같은 혼란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교육·포교 사업이 계속돼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이뤄졌다. 따라서 1998년 이후 분규 사태가 없는 지금으로서 안정성 요구는 충족됐다는 게 총무원 판단이다. 총무원은 또 총무부의 승적·수계와 교육원의 교육·연수 분야 등 스님 관련 업무가 분산되고, 재무부와 문화부의 사찰 기능 업무 혼재 등 실무 차원에서도 전반적인 재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우봉 스님은 “교무·전법·문화·복지·대사회 활동 등의 동력 제고를 위해 총무원장이 직접 관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총무원 전체 역량이 집중되기보다는 분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직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직 개편에는 종단 산하 연구소의 통합도 포함된다. 현재 산하 연구소로는 미래본부 내 불교사회연구소, 교육원 불학연구소, 포교원 포교연구실이 있다. 총무원은 연구소들의 활동이 각자의 영역에만 국한되면서 종단 미래를 위한 종합적인 종책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출가’ 분야 업무는 현행 직제에서 담당 부서가 없을뿐더러 별도의 종책도 없는 상황이다. 앞서 교육원이 출가 장려를 위해 홍보사업을 하고, 출가상담사를 운영했지만 교육원의 주 업무는 행자·기본·전문 교육과 승가고시 등이다. 이로 인해 사안에 따라 위원회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우봉 스님은 “앞으로 획기적인 종책이 필요한데 세 연구기관이 각자의 연구만 하면서 ‘싱크 탱크’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역량 분산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연구소를 통합해 규모를 키우고 제대로 된 종책을 생산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총무원은 오는 3월 19일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종헌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원로회의, 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협의회 등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종헌 개정 이후에는 전 종도를 대상으로 한 조직 개편 관련 공청회를 수차례 열어 지혜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특히 총무원은 3원 통합도 하나의 안일뿐 공청회를 거쳐 더 좋은 안이 마련된다면 얼마든지 변경 가능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우봉 스님은 “조직 개편은 특정한 속내를 갖고 추진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종도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종단은 총무원과 중앙종회, 호계원이라는 삼권분립을 유지하고 있기에 3원 통합을 총무원장의 권력 집중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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