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사, 정월대보름 맞아 달집태우기
2월 24일, 사부대중 1000여 명 동참
호산 스님, 광동고 학생들에 장학금도

남양주 봉선사가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모든 액운을 태우고, 한 해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행사를 개최했다.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주지 호산 스님)는 2월 24일 일주문 앞에서 ‘2024년 정월대보름 봉선사 달집태우기’를 진행했다. 달집태우기는 정월대보름 달이 떠오를 때 짚으로 만든 ‘달집’에 불을 질러 주위를 밝히는 놀이다. 액을 쫓고 복을 부르는 의미가 담겼다.

이 자리에는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과 능엄승가대학원 학장 정원 스님,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 수국사 주지 보관 스님, 중앙종회의원 법륜 스님, 김남명 제25교구 신도회장, 자명화 봉선사 신도회장, 홍지선 남양주 부시장, 김현택 남양주시의회 의장, 김한정·김병주 국회의원, 도의원, 지역주민 등 사부대중 1000여 명이 동참해 나라의 안녕과 개인의 건강을 발원했다.

달집에 불을 붙이고 있다.
달집에 불을 붙이고 있다.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이 달집에 불을 붙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이 달집에 불을 붙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경내 범종루 마당에서 저녁 예불을 시작으로 달집 이운, 불교 의례, 문화공연, 달집태우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길놀이패, 사중스님, 달집, 불자 순으로 줄을 지어 조심스레 옮겨진 거대한 달집이 일주문에 다다르자 어산어장 인묵 스님의 집전으로 삿된 기운을 몰아내고 도량을 옹호하는 신중작법 의식이 거행됐다.

이어 광개토 예술 사물단의 길놀이 공연과 상월청년합창단의 음성공양, 박정민 포교사의 붓글씨 퍼포먼스, 어연경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의 흥부가 창 등 문화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중 갑작스럽게 내린 비에도 동참대중들은 마지막까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
호산 스님이 광동고 학생 3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호산 스님이 광동고 학생 3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본격적인 달집태우기에 앞서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은 “비가 오늘 날이지만, 동참자들의 마음에는 보름달이 떴으리라 믿는다”며 “오늘 달집태우기에 함께한 인연으로 마음 속 모든 소원이 이뤄지고, 청룡의 해 여의주를 따라 하늘로 승천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호산 스님은 광동고 박기태, 박수빈, 이태희 학생에 장학금을 전달하며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기도 했다.

봉선사 능엄승가대학원 학장 정원 스님.
봉선사 능엄승가대학원 학장 정원 스님.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

봉선사 능엄승가대학원 학장 정원 스님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귀하고 천하고가 정해지는 게 아니다. 귀한 말, 귀한 생각, 귀한 행동을 하면 귀한 사람이 되고, 천한 말, 천한 생각, 천한 행동을 하면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여기 오신 분들 다 귀한 사람들이니, 복 많이 받아 가셔라”고 덕담했다.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도 “안 좋은 액운 다 달집에 태우고, 바라는 바 소원 다 이뤄지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자명화 봉선사 신도회장은 대표로 낭독한 발원문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욕심을 내려놓고 바르게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티 없이 둥글고 맑은 대보름달처럼 새해 소망은 불처럼 활활 이뤄지고 묵은 근심과 미움, 원망, 아집, 편견은 불길 속에서 재가 돼 사라지며,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어 지은 모든 업장을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 하옵나니 바르고 지혜롭게 살기를 발원하옵니다.”

끝으로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을 비롯해 참석내빈들이 달집에 불을 붙이자 순식간에 불길이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시민들이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소원지가 훨훨 타올랐고, 시민들은 연신 승천하는 불을 바라보며 두 손 모아 저마다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다. 행사는 1시간여 만에 달집을 다 태우고서야 마무리 됐다.

달집에 소원을 빌고 있다. 
달집에 소원을 빌고 있다. 
인묵 스님의 집전으로 불교 의례가 엄수됐다.
인묵 스님의 집전으로 불교 의례가 엄수됐다.

김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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