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범람으로 유적 토사에 묻혀
16C 이슬람교 의한 훼손 추정도
2m 달하는 관세음보살입상 주목

유적지 인근에서 발견된 석조 관세음보살상입상. 사진출처=더 스테이츠 맨
유적지 인근에서 발견된 석조 관세음보살상입상. 사진출처=더 스테이츠 맨

인도 동부에 위치한 오디샤(Odisha)주에서 새로운 불교유적지와 유물들이 발견돼 화제다. 지난 2월 18일 인도 ‘더 스테이츠 맨’ ‘오디샤 바스칼’ 등의 현지 언론들은 이 놀라운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INTACH(인도 국립예술 및 문화유산 신탁)의 오디샤 지부는 쿳탁(Cuttack)지구의 가네스와라푸라 마을 근처에서 고대 불교 사원 유적지의 잔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유적지는 마을 끝에 위치한 논밭 안의 작은 언덕 근처에서 발견됐으며 비루파(Birupa)강 제방에서 불과 150m 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이 유적지를 중심으로 여러 유적지와 유물들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INTACH의 비스와짓 모한티 박사와 4인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현장에서 발견된 고고학 유적에 대한 예비 조사를 실시했다. 모한티 박사는 “비루파강의 현재와 고대 범람원 양쪽 강둑에는 수많은 불교 유적지가 점재해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유물은 거의 2m에 달하는 관세음보살 불상”이라며 “안타깝게도 머리는 없어졌지만 도상학적으로 이 불상은 인근의 라트나기리(Ratnagiri), 우다야기리(Udayagiri), 랄릿기리(Lalitgiri) 등의 불교 유적지에서 발견된 관세음보살상과 거의 일치한다”고 전했다.

모한티 박사는 “비루파강의 잦은 범람으로 인해 대형 불상을 모신 불탑이나 사찰의 유적들이 대부분 토사 밑에 묻혀 있다”면서 “불상이 발견된 현장과 몇 미터 떨어진 작은 힌두사당에서 발견된 몇몇 불교유물들은 무굴시대의 이슬람 침략자들에 의해 파괴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역의 전승과 기록 등에 따르면 현지에 존재하는 또 다른 힌두사원인 판추판다바 사원과 타레스와라 사원이 16세기 이슬람교 장군인 칼라파하다의 침략으로 파괴되었다고 전해 이 불상과 불교사원들도 이때 훼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불상이 발견된 곳에 인접한 라메쉬와르 마을의 힌두사원에선 불탑이 발견됐다. 현지조사팀의 일원인 아닐 디르 연구원은 “이번 발견들은 고대에 이 지역에서 불교가 번성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시사한다”면서 “정확한 시기는 체계적인 고고학 발굴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지만, 발견된 관음상을 다른 유적에서 발견된 도상과 비교하면 대략 서기 9세기 이전의 시기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표에 드러난 사원의 기단 유적에서 수습된 벽돌파편에서 다양한 문양들이 새겨진 것에서 유적지에 대규모의 사찰이나 불탑이 묻혀 있음이 추정되고 있다. 현재 INTACH 오디샤 지부와 쿳탁지구 문화유산 협회등은 인도 국립 고고학연구소와 문화국과 협조, 추가 세부 조사와 발굴조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할 예정이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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