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숭총림 방장 달하 우송 대종사.
덕숭총림 방장 달하 우송 대종사.

한 생각 화두에 제행이 총섭이 되니 얼마나 한가한가!

납자의 이 여유, 이 멋. 화두가 없으면 죽은 목숨이다.

무슨 맛으로 사나? 산 눈동자 환희심이다.

일체가 일반 반(般)이요, 둘이 아니니 같을 야(若), 반야로다.

눈뜬 이 자리 응관이요, 반야요, 불가사의 이뭘까다.

경허스님은,

『이륙시중 부작일물(二六時中 不作一物)

어떤 것도 짓지 마라. 쉬지 마라.

입이 벌려져 감탄해져도 한 주먹으로 쳐 날려버려라.

아방궁이라 해도 한 발로 차 뒤집어 엎어버려라.

기운 있을 때 더욱 다그쳐라. 재미없는 곳에 재미를 봐라.

쉬어라. 목전에 역력하다.』

경허스님 법문입니다. 아, 통쾌하다!

새벽 대종소리 개운해지네, 세상이 개운해지네.

끝없는 삼보의 대자대비, 우렁찬 한 가닥 응연일상원(凝然一相圓)

서리어 한 모양으로 둥글었네.

하늘땅이 어루만져지네. 산하대지가 어루만져지네.

백억 생명들이 어루만져지네.

극도의 이 고요, 한 생각 이 반야, 이 활기

세상은 이 품 안이네. 이뭘까 품 안이네,

보고 듣는 응(應), 응하는 이 신비! 응관(應觀)

십만 호 집집마다 문 두드리니 응답하네.

응관법계성, 부처님 전 재산 이렇게 와 있었네.

유아독존(唯我獨尊), 다 물려받았네.

아, 내 책임이다.

머슴, 일머리 아는 머슴, 상머슴이 되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이뭘까?

지우고 지워, 텅텅 비어 시원하게 숨통 터지게,

돌이켜질수록 시원하게 숨통 터지게,

무진삼보 대자대비 어루만져질 수밖에 없네. 다 안아줄 수밖에 없네.

대중 발우공양

목탁소리에 죽비소리에 시간 따라 구절구절 이뭘까 화두

이 공양이 감당이 됩니까?

깨워 원활해진 핏길, 벙실벙실 웃게, 천금도 녹일 수 있게,

구할 것이 없지만, 바랄 것이 없지만 세세생생 보살행

준동함령등피안(蠢動含靈登彼岸) 세세상행 보살도

벅찬 이 명분, 아! 벅찬 이 명분이여!

이글이글 이렇게 돌아가고 있네.

보이는 세계, 들리는 세계, 보는 자리, 듣는 자리

본다, 듣는다, 마하 반야바라밀, 엄청나다, 이놈이여, 이 행복이여!

둘이 아닌 한 덩어리 법계성, 응관법계성

보고 듣고 응하는 이 주인공, 일체는 이 물건의 조화

일체가 유심조(唯心造), 생명의 바탕, 응하는 이 물건

천파만파가 응하는 이 자리로 녹아져, 둘이 아닌 이 자체로 녹아져,

무한의 응(應), 흔적이 없는 영(0), 모든 생명의 바탕 이뭘까?

쉴 수 있는 곳이 어딘가?

아, 만고의 휴식처 이~뭘까?

위음왕불 이전부터 이와 같았네.

이렇게 쉬었었네, 즉하에 이뭘까?

알 수 없는 불가사의 이뭘까가 이렇게 지우고 비워 받치고 있었네.

경허스님, 돈각삼천시아가(頓覺三千是我家)

시아가(是我家), 우뢰같은 충격이다, 엄청나다.

삼천대천이 이 시(是)로 다 녹아졌네! 화두뿐이네.

돌이켜질수록 털어질수록 단순해질수록 쉬어져, 한 덩어리로 이어져

이뭘까? 알 수 없는 이뭘까?에 퐁당 빠져

앞도 끊어지고 뒤도 끊어지고, 앞도 뒤도 걸릴 것이 없는

납자의 넉넉한 살림살이 통하지 않는 데가 없네.

바람 부는 대로 흔들려주고, 물결치는 대로 철썩여주고,

어루만져주는 대성자모(大聖慈母)

대자대비 사랑의 한복판

햇살도 좋고 구름도 좋고, 비가와도 좋고 눈이 와도 좋고,

더워도 좋고 추워도 좋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맑은 바람이여!

설치면 이탈이다.

어긋난 것이 아닌 것이 몰려, 몰려

어느 사이 피할 길이 없어져, 갈 데가 없어집니다.

원망이 한 방울이라도 남아있다면 공부인이 아닙니다.

생명 자리로 돌아오는, 주인공으로 돌아오는,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누구인가?

눈뜨면 용맹정진, 눈뜨면 확철대오!

무릎을 안 칠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가까운가?

얼른 비켜줘라. 얼른 빠져줘라.

구할 것이 없다. 바라는 생각 지워라. 언제나 내 책임이다.

여시 생각이 돌아가니 세상은 화장찰해(華藏刹海)

준다, 돌아간다, 서리어 한 모양 둥글었네.

밝은 달 맑은 바람

풍월은 등불이요, 천지는 숨길이다.

푸른 잎 붉은 꽃

십만 호 집집마다 문 두드리니 응답하네. (나무아미타불)

멋있다, 옛 선사의 여시 풍류여!

종소리, 목탁소리, 파도소리, 세상만사

해제만행에 만나는 가지가지 활력의 이 반야,

이 바람, 이 통풍! 아미타불, 아, 그대가 부처님이었네.

바르면 시원하게 다 보입니다.

바른 룰에, 바른 법에, 세상이 돌아갑니다.

상주일체가 달마야중, 가슴 한복판 중심은 언제나 맑고 바르다.

‘바르게’ ‘맞게’ 호법선신이요, 만고의 원동력

답은 ‘첫 단추 바르게!’

아닌 것을 옳은 것처럼 이중으로 범하다가 지구권에서 퇴출됩니다.

‘첫 단추 바르게!’ 응(應)! 바로 이뭘까?

뜨면 두리번거린다.

마하반야바라밀, 관세음보살, 부처님의 뜻이 여기 다 있습니다.

관세음보살 기도는 탄력이요,

세포가 싱그러워져 넉넉하고 풍요로워지는 기도입니다.

산철에는 목이 터져라 정진기도 기회입니다.

넉넉한 여유, 관세음보살의 부드러운 얼굴

이 일 해 낼만큼 복력이 생기고 가피가 오는 기도

부처님의 용맹지, 문수보살의 대지혜가 갖춰지는 기도

살기가 떨어져 나는 새도 벗으로 아는, 인격이 풍부해지는 기도

납자는 대자대비 관세음보살로 사는 사람입니다.

해제 산철은 온 몸, 온 우주가 판도방이요, 맑은 바람입니다.

쉴 때, 일할 때 응하는 이 여실한 응관, 이 반야

깊은 골 바위샘물처럼 신선한 이 반야

눈을 감아도 눈이 시원해지는, 머리가 개운해지는

느끼는 생각 앞에 꽉 차있는 응, 이 응(應)!

삼천년 전 부처님의 응관법계성

삼천년 뒤 경허스님의 돈각삼천시아가

보고 듣고 응대하는 이 주인공, 숨길과 같이 돌아가는 이 물건

의심이 떨어진 본분 납자, 이 문중의 중심이요, 주체입니다.

생사가 없다. 과연 생사가 없다.

구할 것이 없다. 세세생생 보살행이다.

할 일이 태산 같구나. 아플 여가가 없구나.

늙을 여가가 없구나. 엄살 떨 여가가 없구나.

어루만져주는 일, 대자대비 사랑으로 적셔주는 일

이뭘까?로 쉬게 해주는 일

제자리는 세상에 안정을 주는 힘의 원천입니다.

목탁소리 너무도 친절하고, 파도소리 한없이 너그럽습니다.

목탁소리, 파도소리, 모두가 제자리. 아, 만고의 휴식처.

욕식불거처 어성시 (欲識佛去處 語聲是)

부처님 간 곳을 알고 싶은가? 말소리, 말소리 이것이네!

나이 들수록 세월이 깊을수록 공양주, 행자 하심으로

물 내리고 비질하고 방 닦고 소소하게 응대하는 이 기쁨!

도량은 노승처럼 예민합니다.

도량이 감당이 됩니까?

밥 잘하는 공양주, 신심 있는 부전, 쫓겨나지 않습니다.

필요한 일 하기 때문에 쫓겨나지 않습니다.

도량에서 쫓겨나지 않으려거든 공양주 행자, 부전 행자가 되라.

벽초 노스님은 조실채가 아니고 행자 일하는 부엌에서

바닥 쓸고 나물 다듬고 언제나 초보 행자들과 살았습니다.

저승사자가 못 찾는 끝 파도, 할 일이 태산같이 많은 곳

생기 펄펄한 살아있는 공부의 현장,

나물 다듬고, 불 때고, 저승사자가 못 찾는

감추어져 목숨이 보전되는 곳, 말단, 끝 파도

어린아이 어미 찾듯 가깝게 간절한 곳에

밝은 해 동천에 둥그렇게 솟아오른다.

무슨 가풍이냐?

방(棒)과 할(喝) 빗방울같이 갈증을 풀어 적셔주네.(나무아미타불)

하늘 별무리 구름사이로

수덕사 관음바위 전각 틈새로

봄이 깔려오고 있습니다.

노승의 다리가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대자대비 넘치는 사랑의 관세음보살은

순간순간 쓰고 있는 고마운 이 육신입니다.

관세음보살 부르는 성성한 이 물건

응관이요, 이뭘까요, 구경열반입니다.

눈 뜨기 전에 깔려있는 이 고요

세상을 덮고 있는 이 숨길

이~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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