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동안거 해제 법어 내려 용맹정진 당부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가 오는 2월 24일 동안거 해제일을 앞두고 해제법어를 내려 운수납자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

성파 대종사는 2월 21일 발표한 동안거 해제법어에서 “여울의 성난 파도 바람과 비를 때리지만 홀로 서 있는 백로의 마음 갈수록 한가롭네”라고 게송을 읊었다. 대종사는 이어 “물보라 넘어 펼쳐지는 경치는 백로의 곧고 강한 다리와 물결을 이기는 힘이 아니면 보지 못하며, 쏟아지는 물줄기의 틈새를 보지 못하면 드러나지 않으리라. 그대들은 무슨 경치를 보았는가?”라고 물으며 안거를 성만한 대중의 수행을 점검했다.

성파 대종사는 또 계묘년 동안거를 “청규를 준수하고 대중이 화합하여 화두참구의 일념으로 정진하니 다사다난한 세간 일이 꿈같이 스쳐 갔다”고 평하고 “세간의 많은 이들이 영축산의 봄소식을 묻는다면 영각 앞 자장매는 더욱 붉고 무풍한송은 더욱 푸르다 하리”라고 당부했다.

한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에서 전국 선원의 정진대중 현황을 정리한 ‘계묘년 동안거 선사방함록’에 따르면 전국 93개 선원(총림7·비구선원59·비구니선원27)에서 총 1861명(총림247·비구1067·비구니547)의 대중이 정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은 성파 대종사 동안거 해제법어 전문.

자장매 더욱 붉고 찬 소나무 푸르네!

中峰 性坡(大韓佛敎曹溪宗 宗正)
중봉 성파(대한불교조계종 종정)

激石灘聲如戰敲(격석탄성여전고)하고
翻天浪色似銀山(번천낭색사은산)이로다.
灘驚浪打風兼雨(탄경랑타풍겸우)나
獨立亭亭意愈閑(독립정정의유한)이로다.

바위 치는 여울의 물소리 전쟁터 북소리 같고
하늘 덮은 물보라 은산과 같네
여울의 성난 파도 바람과 비를 때리지만
홀로 서 있는 백로의 마음 갈수록 한가롭네

제방 선원의 선객들이 삼동결제를 성만하고 산문을 나서게 되었도다!

청규를 준수하고 대중이 화합하여 화두참구의 일념으로 정진하니 다사다난한 세간 일이 꿈같이 스쳐 갔도다.

마치 여울 가운데 홀로 서 있는 백로와 같이 힘차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이겨내니 화두가 타파되고 수행자의 본분이 분명히 드러났도다.

물보라 넘어 펼쳐지는 경치는 백로의 곧고 강한 다리와 물결을 이기는 힘이 아니면 보지 못하며, 쏟아지는 물줄기의 틈새를 보지 못하면 드러나지 않으리라. 그대들은 무슨 경치를 보았는가?

산문을 나서는 수행자여!

세간의 많은 이들이 영축산의 봄소식을 묻는다면 어찌 답하려 하는가?

영각 앞 자장매는 더욱 붉고

무풍한송은 더욱 푸르다 하리!

細思乃不然(세사내불연)하고
眞巧非幻影(진교비환영)이로다.
欲令淨土妙(욕령정토묘)면
不厭空且靜(부염공차정)이로다.

자세히 생각하면 곧 그렇지 아니하고
진정한 교묘함은 환영이 아니라네
오묘하게 좋은 정토를 만들려면
공과 정을 싫어하지 않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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