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굿즈를 좋아하는 후배 기자는 종종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온라인 상품관을 둘러본다. 후배 기자를 사로잡은 상품이 있어서인데, 2023년 뮷즈 공모 당선작인 ‘취객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전 김홍도 필 평안감사향연도’를 활용한 것으로 잔에 차가운 술이 담기면 선비들의 얼굴이 붉게 물든다. 상품에 위트가 있다 보니 연일 매진 행렬이라고 한다.   물론, 후배 기자는 오늘도 구매에 실패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내놓는 굿즈의 지난해 매출액이 1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비롯한 여러 굿즈들이 꾸준히 히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온라인 상품관을 둘러보면, 불교 굿즈는 상당하다. 반가사유상의 경우 미니어처뿐만 아니라 방향제, 무드등, 인형 등 제품군이 다양하게 확대됐다. 또한, 보살좌상·금동판 부처·석굴암 본존불상·미륵사지석탑 미니어처 등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불교계도 송광사 자공 스님이 만든 ‘빨간목탁’ ‘연꽃세상’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문화상품 브랜드 ‘본디나’ 등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수준으로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김미경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장은 “문화유산이 가진 가치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품목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자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유물재현품과 굿즈의 경계를 고객 수요와 트렌드 반영하려 한다”고 했다.

또한 “불교 신자들을 위한 상품, 일반 대중을 위한 상품 등 고객층을 분리해 각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굿즈를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불교계에 조언했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사람이 400만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의 질이 높아진 것도 한몫 했지만, 유명 연예인들이 박물관 굿즈를 구입하며 박물관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도 주요한 요인이었다. 이를 보면 잘 만든 불교 굿즈는 좋은 포교 방편이다. 굿즈 전성시대, 불교문화유산 활용도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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