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대종사 강조한 ‘대학생 전법’ 
불교, 고민 함께하는 열린공간돼야
매일 전법 다짐하는 불자 늘었으면

“거룩하신 부처님,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길을 떠나라는 가르침을 큰 원력으로 삼겠습니다. 사부대중이 함께 매일매일 정진하면서 전법과 포교에 온 삶을 바치겠습니다.”

많은 대중이 이미 기억하고 또 새기고 있을 것이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순례와 동참의 원력을 모아 한마음으로 새겨낸 ‘상월결사 108원력문’의 마지막 구절이다. 부처님의 전법선언을 한국 불교대중의 원력으로 삼겠다는 다짐이 고스란히 이 한 구절에 담겨있다. 

1월 16일, 상월결사를 이끌어 온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49재가 엄수됐다. 최근 몇 년간 스님이 이끌어 온 상월결사의 행보는 ‘전법원력의 일념’이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법원력이 올올히 모여 새로운 전법, 새로운 원력으로 나아가는 계기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무시무종(無始無終)!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이 문장의 의미를 다양하게 읽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반드시 그러해야 삶의 본래적 모습’이라고 읽는다. 빈부귀천을 떠나 저마다의 삶이 그대로 온전히 존중받고 아름다울 수 있어야 한다는 당위의 본래적 현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성취해야 하는 삶의 본래 모습이다. 부처님의 전법원력도, 역사 속에 등장했던 다양한 불교전통이 추구했던 전법원력도, 그리고 상월결사의 전법원력도 여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전법을 통한 한국불교의 중흥, 늘 꿈꾸었던 것이지만 막상 그 원력을 모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의 불자라면 누구나 그 원력의 한걸음을 내딛고 있었지만, 그 원력의 방향을 한데 모아서 내딛는 것은 쉽지 않았다. 구체적인 행보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했다. 

다행히도 지금의 한국불교는 구체적이면서도 절실한 화두를 손에 들고 있다. 대학생 그리고 청년 전법이다. 상월결사를 중심으로 교계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대학생·청년 전법 사업이다. 불교의 미래를 꿈꾸는 일이기도 하지만, 대학생·청년들에게 손을 내밀어 맞잡아 주는 사업이기도 하다. 

상월결사를 선두로 해서 교계의 많은 고민들이 이미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종립대학교인 동국대에서는 이미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지역 불교와 대학생·청년이 상생하는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기금, 건학장학기금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동국대를 비롯한 전국 각 대학 불교동아리 활성화를 목표로 한 인적 물적 지원 방안이 상월결사에 의해 강구되고 있고, 일부는 이미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원력이 구체적인 행보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행보가 단순히 청년 대학생의 의지처가 되어주고 지원자가 되어주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 그들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행보가 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그래서 그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었을 때 그들의 삶 일부에 붓다의 가르침이, 만나는 인연마다 소중히 여기는 마음 씀씀이가 터전처럼 남아 있었으면 한다. 

그런 마음이 전법을 다짐하는 불자들의 마음에 매일매일마다 원력으로 꿈틀거렸으면 좋겠다. 매일 매일 달이 떠서 중생 곁을 떠나지 않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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