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동종’ 국보 지정서 전달식
문화재청, 내소사에 지정서 전달해
진성 스님 “국보 승격, 국민적 자랑”
최응천 청장 연구 인연 승격에 도움
“한중서 연구, 동종 연구 매진 계기”

부안 내소사와 문화재청은 1월 9일 내소사 동종 국보 지정서 전달식을 봉행했다. 사진은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내소사 주지 진성 스님에게 국보 지정서를 전달하는 모습.

13세기 동종의 기준작이자 고려 후기 동종을 대표하는 ‘부안 내소사 동종’의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 승격을 기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안 내소사(주지 진성 스님)와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월 9일 경내 대웅보전에서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지정서 전달식’를 봉행했다.

이날 기념법회에는 내소사 주지 진성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제24교구본사 선운사 부주지 운천 스님, 최응천 문화재청장, 권익현 부안군수, 김종훈 전라북도 경제부지사와 내소사 신도, 부안군민 등 사부대중이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법회에서 참여 대중은 헌공의식을 통해 부안 내소사 동종이 국보로 지정됐음을 부처님께 알렸으며, 문화재청은 국보 지정서를 내소사에 전달됐다. 동종이 국보로 지정된 것은 부안 내소사 동종이 5번째이며, 부안군으로서는 관내 문화유산 중 첫 국보 지정이여서 그 의미가 더 컸다.

주지 진성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지 진성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부안 내소사 동종이 국보로 지정된 것은 조계종 제24교구와 내소사 사부대중만의 기쁨이 아니라 최초로 국보를 보유한 부안군민 모두의 영광이며, 전라북도, 더 나아가 온 국민의 자랑”이라며 “내소사 사부대중과 부안군민들은 선조의 뜻을 이어서 문화재 보존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민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편안히 쉴 수 있는 도량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익현 부안군수도 축사를 통해 “내소사 동종의 국보 승격을 계기로 부안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다양한 문화유산이 후대에 계승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고려 후기 대표하는 最大 동종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12월 26일 국보로 승격된 ‘부안 내소사 동종’은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의 특징이 잘 드러내는 대표작이자 기준작이다.

종을 만든 내력이 적힌 주종기(鑄鍾記)를 통해 장인 한중서가 700근의 무게로 1222년(고려 고종9)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본래 청림사에 봉안됐다가 1850년(철종 1) 내소사로 옮겨졌는데, 이 내용을 적은 이안기(移安記)도 몸체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부안 내소사 동종은 공중을 비행하는 듯 연출된 역동적인 용뉴, 종의 어깨 부분을 올림 연꽃 문양으로 입체적으로 장식하고 몸체에 천인상(天人像) 대신 삼존상을 부조로 배치한 점, 섬세한 꽃잎으로 표현된 4개의 당좌(撞座), 균형 잡힌 비례와 아름다운 곡률을 가진 몸체 등 뛰어난 장식성과 조형성을 지녔다.

국보로 승격된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로 승격된 부안 내소사 동종

한중서 연구가 국보 승격 인연으로
부안 내소사 동종이 고려 후기 동종으로 만든 것은 장인 한중서의 숙련된 기술력과 예술성에 있었다. 실제, 한중서는 13세기 전반부터 중엽까지 활동한 장인으로 내소사 동종 뿐 아니라 보물로 지정된 고성 옥천사 청동북, 고령사명 청동북, 신룡사명 소종 등을 제작하며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활약했다.

내소사 동종의 국보 승격에는 한중서를 연구했던 한국 동종 전문가 최응천 청장의 오랜 인연과 열정도 한 몫 했다. 최 청장은 대학원 재학 당시 금속공예를 전공하며 청동북을 주제로 석사학위논문을 준비했고, 이 과정에서 장인 한중서를 만나게 됐다.

준비됐던 기념사 원고에 최 청장은 “장인 한중서를 만난 인연으로 뛰어난 주조 기술과 문양 속에 담긴 고려 종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동종 전문가로서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범종 전문가 된 최 청장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며 2017년 국보 승격 대상 선정 소위원회에서 내소사 동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최응천 청장이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승격 의미와 동종을 조성했던 장인 한중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응천 청장이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승격 의미와 동종을 조성했던 장인 한중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 청장은 “내소사 동종 국보 지정 관련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이렇게 국보로 실제 지정되니 기쁘기 그지없다”며 “오늘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신 내소사, 부안군, 전라북도 관계자, 학계 전문가께 감사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찰 성보문화유산의 주인은 국민이면서도 사찰에 주석하고 있는 스님들이기도 하다. 스님들께서 지금까지 잘 보존하고 지켜오셨기에 성보들이 잘 보존 될 수 있었다”며 “스님들께서 성보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주신데 대해 국가를 대신해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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