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 등
조계종 주요 종책 사업에 탄력
종단 직영 아미타요양병원 개원
천태·태고종 총무원장 교체도

지난해 10월 31일 경주 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 불사의 시작을 알리는 고불식.
지난해 10월 31일 경주 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 불사의 시작을 알리는 고불식.

2023년 한국불교는 장자종단 조계종의 제37대 집행부가 주요 종책으로 추진하는 ‘천년을 세우다’의 기틀을 마련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37대 집행부는 출범 당시부터 열암곡 부처님을 바로모시는 것이 불교중흥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천명하고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명상센터 건립 등을 포함한 종단적 불사 ‘천년을 세우다’를 전개했다. 이를 위해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전국교구본사와 주요사찰, 신도·포교단체, 개인 후원이 이뤄지면서 50억 원 이상의 기금을 모연해 재정을 뒷받침했다.

불상의 코끝부터 지면 바위 거리가 5㎝밖에 되지 않는 경주 열암곡 마애불은 안정성과 종교적 가치 등 다각도의 검토를 거쳐 입불과 현 상태 보존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선명상 프로그램 개발은 명상지도자들의 모임과 연구위원회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조계종 미래본부가 국내외 명상 프로그램을 전수조사하는 작업에 착수해 종단 표준 명상법 개발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종단차원의 명상센터 건립 또한 서울 안암동 개운사 부지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에는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단 직영으로 전환한 파라밀요양병원이 지난 5월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것은 승려노후복지 확대의 결실이었다. 조계종 스님들이 우선 입원 대상자긴 하지만 기반을 다지면 이웃종단 스님과 재가불자들도 입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조계종과 함께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단으로 주축을 이루고 있는 천태종과 태고종도 각각 총무원장이 교체되면서 종단 일신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먼저 지난 3월 천태종 제20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덕수 스님은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무엇보다 화합과 질서로 지금 이 시기를 잘 풀어나가야 한다”며 “주어진 일에 모든 책임을 다하며, 매일 마음을 닦아 성불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천명했다.

지난 6월 임기를 시작한 태고종 제28대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태고종의 법통과 법맥을 전승하고 종단의 위상과 가치를 확립할 것을 취임 일성으로 내놨다. 또한 선거 공약이었던 △문화사업단 설치 △지방교구 자율 운영 확립 △교육사업 확대 △승려복지 현실화 △종단 재정 확립 등을 이행해 태고종 중흥의 기틀을 다질 것도 약속했다. 이후 대사회 구호활동을 비롯해 전국종무원을 순회하며 결속을 다져 종단 안정을 꾀했다.

지난 4년간 비구니스님들의 위상 강화와 화합을 이뤄낸 조계종 전국비구니회는 제13대 회장으로 광용 스님을 선출하며 다시 한 차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국비구니회 선거법 제정 이후 처음 시행된 선거인 데다 광용 스님이 단독 입후보하면서 선거법 미비로 발생했던 과거의 혼란을 말끔히 씻어냈다. 광용 스님은 취임식에서 “중앙본회와 19개의 지회가 화합할 승가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비구니승가 발전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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