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조계사 앞 트리등 점등…종교지도자 함께해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합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웃종교 화합을 위한 트리등(燈)이 한국불교 1번지 서울 조계사 앞을 밝혔다.

조계종(총무원장 진우)은 12월 20일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이웃종교 지도자를 초청해 크리스마스 트리등 점등식을 개최했다. 올해는 천주교, 개신교뿐만 아니라 유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대표도 함께해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점등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장 이용훈 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 유교 최종수 성균관장, 천도교 박상종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 문화체육관광부 정용욱 종무실장,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도심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부·실 국장단과 조계사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조계사 소년소녀합창단은 점등식 오프닝 공연으로 캐럴 합창으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했으며, 성진 스님과 하성용 신부, 김진 목사, 박세웅 교무가 활동하는 ‘만남중창단’도 축하공연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진우 스님은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했다. 스님은 “예수님은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다. 이 가르침은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자비의 실천과 같다”며 “예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진정한 사랑과 자비를 펼치는 이는 나 자신임을 깨달아야 한다. 위대한 스승들의 빛을 따라 평화롭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스님은 또 “빈자일등의 정신처럼 온 정성을 다해 관용을 베풀고 모든 존재들과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가자”면서 “예수님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며 우리 모두의 마음에 지혜와 용기의 등을 환하게 밝혀 평화의 세상을 만드는 연말연시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용훈 주교는 이웃종교를 대표해 과거 자승 대종사가 총무원장 재임 중에 발표한 크리스마스 축하 메시지를 언급했다. 이 주교는 “얼마 전 원적에 드셨던 해봉당 자승 대종사께서 ‘다양한 이웃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들을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구체적인 실천에 옮기자”고 말했다.

김종생 목사는 “따스한 정신이 노숙자에게, 얼마 전 1주기를 맞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게, 내년에 10주기를 맞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전해져 아프고 눈물 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소망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총무원장스님과 불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