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인왕시장 앞에서
원경 스님 “힘내고 건강하길”

서울 옥천암(주지 원경)이 동지를 앞두고 팥죽을 나누며 지역주민들의 활기찬 새해맞이를 기원했다. 정성으로 만들어진 팥죽은 매서운 추위 속 온기를 불어넣었다.

옥천암은 12월 20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 앞에서 ‘옥천암 새알통통 팥죽나눔행사’를 갖고 지역주민들에게 팥죽을 선물했다. 행사는 서울시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후원하고, 서대문구청과 서대문경찰서가 함께했다.

체감 온도가 영하 13도 아래로 떨어진 한파에도 팥죽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늘어선 시민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 번졌다. 그 미소에 보답하듯 옥천암 주지 원경 스님과 자원봉사자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준비해둔 포장 그릇에 팥죽을 듬뿍 담았고, 직접 담근 물김치와 함께 차례차례 전달했다. 시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날 준비한 팥죽 700인분은 금세 동이 났다.

주지 원경 스님은 “예로부터 우리는 액운을 물리치고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동짓날 팥죽을 나눠 먹었다”며 “어려워진 경제만큼 마음도 움츠러드는 이 시기에 팥죽 한 그릇씩 드시고 다가올 갑진년 더욱 힘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모든 종교는 별도로 존재할 수 없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공존하고, 선한 영향력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팥죽을 받은 홍연옥(86) 할머니는 “이렇게 추운 날 옥천암에서 나눔을 해주시니 너무 감사하다. 맛있게 잘 먹겠다”고 말했다. 경옥희(78) 할머니도 “옥천암 덕분에 동지 앞두고 팥죽 한 그릇 먹을 수 있게 됐다”며 “집에서 5살 손녀와 함께 나눠 먹겠다”고 전했다.

옥천암은 12월 21일 소방서, 경찰서, 요양원 등 지역기관에 팥죽 700인분을 전달하고 국민을 위해 애써온 관계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12월 22일에도 옥천암을 찾는 불자들을 대상으로 700인분의 팥죽을 나눌 예정이다.

김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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