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에는 여론조사기관에서 종교인식조사들을 발표하곤 한다. 그 중에 꼭 빠지지 않는 항목이 종교 호감도에 대한 여론조사다. 다행히 불교는 항상 호감도 순위 1등을 놓치지 않는 우등생이다.  

이는 템플스테이와 풍부한 문화유산 자원으로 대중들이 불교를 문화로써 향유하며 불교에 호감을 갖게 됨을 보여준다. 반대로 살피면 대중들은 불교를 문화적 향유할 뿐 신앙으로써 불교를 접근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호감도 1위’라는 포장을 걷어내면, 한국불교가 가지고 있는 위기 조짐들은 확인된다. 12월 6·13일 공개된 한국리서치의 종교인식조사에서도 불교는 호감도 1위 종교였지만, 내실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희박한 정체성이다. “불교 신행활동이 내 삶에서 중요하다”고 응답한 불자는 27%에 머물렀다. 개신교인 중 70%가 자신의 신앙이 삶에서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어제오늘일은 아니다. 2013년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실시한 대국민여론조사에서 70%가 수행·기도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2014년 불교사회연구소 여론조사에서도 신앙생활 만족도 항목에서 불교가 최하위로 조사됐다. 10년 전 조계종이 조사한 결과와 현재의 통계가 그다지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호감도 지수가 높은 건 불교의 강점이 분명하지만, 호감도 높은 사람이 곧 잠정적 불자라는 환상에 취해서도 안 된다. 그 많은 사람들이 템플스테이를 다녀가지만, 불자가 반등하지 않는 것은 아직도 불교에 대한 허들이 높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이 지적한대로 핵심신도를 어떻게 양성할지 앞으로 논의해야 한다. 새해에는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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