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봉녕사가 내년 1월 21일부터 2월 17일까지 진행되는 ‘제1기 여성출가학교’를 연다. 선발된 참가자들은 한 달간 봉녕사에 머물며 한국 전통 승가의 수행과 삶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차명상·요가·사찰음식 특강·화성행궁 산행 등 다양한 특별프로그램도 마련된 것도 눈길을 끈다. 

봉녕사는 스스로 삶을 점검하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 출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고취하고, 이를 통해 출가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봉녕사의 이 같은 시도는 한국불교가 맞이한 ‘출가 절벽’에 기인한다. 1990년대만 해도 한 해 4~500여 명에 달했던 조계종 출가자는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2008년 200명대에 들어섰다. 2017년에는 한 해 출가자 150명 선이 무너졌고 이후부터는 100명을 미치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61명에 그치면서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전반적 출가자 감소에 비구니 출가자도 급감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고취하기 위한 ‘여성출가학교’는 기대할 만하다. 2004년 문을 연 월정사 단기출가학교도 일반인이 삭발염의하고 행자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불교계 안팎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단기출가학교 수료생 중 10%는 실제로 출가 수행자가 돼 출가문화 진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현재 65기까지 배출됐다.  

출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주고, 출가 문호를 넓히기 위한 시도는 많을수록 좋다. 봉녕사의 새로운 시도가 한국불교 출가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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