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월간 〈불광〉 12월호는 ‘극락으로 가는 배, 반야용선’을 특집 주제로 다뤘다. 

반야용선은 돌아가신 분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며, 천도재 같은 불교의례에 사용되는 의식구다. 〈천수경〉 독송시에도 ‘어서 속히 반야선에 오르기(원아속승반야선願我速乘般若船)’를 염원하기도 한다. 이렇듯 불교 의례에는 지혜를 뜻하는 ‘반야’와 힘을 상징하는 ‘용’이 만나 반야용선이 주요하게 등장한다. 

월간 불광 12월호에서는 반야용선 신앙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불화를 통해 살펴본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반야용선 그림은 의외로 미륵신앙과 관련된다. 13세기 고려시대에 제작된 〈미륵하생변상도〉에 용선이 처음 등장하는데, 미륵부처님이 이 세상에 내려와 법회를 여는 곳으로 향하는 두 척의 배가 그려져 있다.

남녀를 각각 태운 두 척의 반야용선이 향하는 곳이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가 아니라, 미륵부처님이 설법하는 용화삼회(龍華三會)인 것이 의외다. 

아미타 부처님이 나타나는 반야용선은 15세기 조선시대에 이르러 등장한다. 또 불화마다 배에 탑승하는 불보살이 달라지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다. 초기의 아미타 삼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에서 인로왕보살과 지장보살이 추가로 등장하는 신앙 형태의 변화도 알 수 있다. 

죽음 의례에서 ‘배’와 ‘용’이 등장하는 다양한 문화권도 살펴본다. 특히 우리나라에 오래된 울주 암각화에도 배와 용은 사람들의 행렬과 더불어 등장한다. 아울러 삼국시대 토기 문화, 이집트와 서양, 일본의 죽음 의례에 등장하는 배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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