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응 스님 유발상좌 김성규 원장
스님 남긴 무문관 법문들 묶어내
“선지식 법문, 남길 수 있어 다행”

관응 스님의  무문관 강설/엮은이 김성규/사단법인 통섭불교원/2만5000원
관응 스님의 무문관 강설/엮은이 김성규/사단법인 통섭불교원/2만5000원

“뜰 앞의 잣나무.”

조주 스님(778~897)에게 어느 한 스님이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하고 물으니 돌아온 답이다.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선문답이지만 명쾌한 답을 듣기는 어렵다.

1991년 문경 김용사에서 열린 무문관 야단법석 현장에서 지안 관응 대종사(1910~2004)는 열흘 간 걸친 법문에서 명료하게 선(禪)의 공안을 펼쳐 설명했다. 시간과 함께 사라졌을 법문이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책으로 나왔다.

김성규 (사)통섭불교원장이 책 〈관응 스님의 무문관 강설〉을 새롭게 엮었다. 〈관응 스님의 무문관 강설〉은 김성규 원장이 소장하고 있던 법문 테이프를 3년간 풀어 정리한 책이다.

김 원장은 1988년 법륜불자교수회를 창립하기 앞서 운문사에서 개최한 제1회 수련회에서 처음으로 관응 스님을 만났다. 관응 스님의 법문을 들은 후 김성규 원장은 유발상좌로 인연을 이어 더욱 정진했으며, 스님의 법문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 안타까워 책으로 엮게 되었다.

김 원장은 “주옥 같은 스님의 법문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안타까웠다”며 “다행히 스님의 법문 테이프를 가지고 있어 몇 년 동안 녹취하고 교정 교열해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응 스님은 선을 이야기하면서 교학을 세우고, 교학을 이야기하면서 선지를 밝힌, 선교가 일심으로 회통하는 스님이셨다”고 회고했다.

191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관응 스님은 1929년 상주 남장사에서 혜봉 스님을 계사로, 탄옹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일본 용곡(龍谷)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조계사와 용주사, 직지사 주지를 비롯해 동국학원 이사 등을 역임했다. 조계종 원로회의 명예원로이며 학교법인 보문학원 이사장, 청소년교화연합회 총재 등을 지냈다. 현대불교신문 자료사진
191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관응 스님은 1929년 상주 남장사에서 혜봉 스님을 계사로, 탄옹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일본 용곡(龍谷)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조계사와 용주사, 직지사 주지를 비롯해 동국학원 이사 등을 역임했다. 조계종 원로회의 명예원로이며 학교법인 보문학원 이사장, 청소년교화연합회 총재 등을 지냈다. 현대불교신문 자료사진

관응 스님은 천축사 무문관에서 6년간 수행을 마치고 평생 선 수행을 한 대선사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에서 신학문을 배웠고 일본 교토 용곡대학교에서 불교를 공부한 ‘신선지식(新善知識)’으로 불렸다. 1956년에는 직지사 조실로 추대되었으며 불교정화 이후 1959년 조계사 초대 주지 및 중앙포교사로 포교활동을 펼쳤다. 1984년에는 원산 스님 외 9명의 스님에게 전강을 내렸으며 1985년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을 지냈다.

특히 관응 스님의 천축사 무문관 6년 결사는 한국불교계 일대 사건이었다. 세수 75세에도 수행정진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전강제자 10명을 배출했다. 스님은 정화에도 힘써 초대 조계사 주지였으며 화성 용주사 정화를 이끌었다. 포교에도 발군의 역량을 발휘해 초대 중앙 포교사로 활발한 전법활동을 펼쳐 1987년 제1회 포교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원장은 “관응 스님의 불은을 되새기면서 스님이 가장 좋아하셨던 것 중의 하나인 무문관 법문을 정리했다”며 “불교에 뜻을 세우고 견성하려고 수행정진하는 수행자에게 인연이 닿는다면 큰 행운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책〈관응 스님의 무문관 강설〉은 책〈무문관〉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는 강설과 선(禪)의 공안(公案) 가운데 유명한 제1칙 조주무자(趙州無字)로 시작돼 마지막 제48칙 건봉일로(乾峰一路)로 마무리된다.

책을 엮은 김성규 원장은 영남대 의과대학 교수로 33년간 재직했으며 현재 명예교수이다. 승가 대학 및 일반 불교대학에서 불교에 대해 강의했으며 법륜교수불자회 회장과 ‘이뭣고’ 백년결사운동의 지도법사를 역임했다. 1988년 법륜불자교수회를 창립했으며 영남대학교의료원 불교신행회,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불교학생회를 창립했다. 현재 불교수행 공동체인 사단법인 통섭불교원 원장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