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숙 지음/ 도서출판 솟대/ 1만2000원
최명숙 지음/ 도서출판 솟대/ 1만2000원

“사람들이 서 있는 길을 지나면 마음이 쉴 터가 보였습니다. 때로는 수려한 산세에 안긴 산사이기도 했고 수국이 피고 풍경이 우는 암자의 너럭바위이기도 했습니다. 산새 소리가 가득한 날도 있었고 안개가 밀려도 왔으며 만장 같은 나무들이 수런거리기도 했습니다. 그것들은 세상 어디를 가든 내 생의 일부로 시가 되고, 수행이 되고 다른 이를 위한 계획과 실천이 되었습니다. 그저 일상의 삶으로 걸었던 마음의 길이 되어 소소히 적은 시들도 따라왔습니다.” _〈여는 글〉 중에서

불자 장애인들의 모임 보리수아래 최명숙 대표가 자전 에세이 〈구도(求道) 시인 최명숙〉을 발간했다. 이 책은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회장 방귀희)가 펴낸 2023 ‘장애예술인 스토리텔링 북’ 〈누구시리즈 23〉으로 주인공 뇌성마비장애인 시인 최명숙 대표의 이야기가 담겼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학창시절, 직장생활, 불교와의 인연, 작가활동 등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희망차게 일궈온 최명숙 대표의 60여 년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1962년 10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최 대표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시골에서 구삭동이 조산과 난산으로 태어나는 과정에서 뇌성마비장애를 갖게 됐다.
 

“우리 딸, 네가 가고 싶은 곳 혼자서 갈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구나.”

어린 시절 어머니의 등에 업혀 듣던 어머니의 기도처럼 잘 자라, 보고 느끼고 혹은 늦은 깨달음을 적어 가는 시인이 됐다. 시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다 보니 다른 삶의 길도 열려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서 25년 근무하였고, 현재는 장애인의 불교와 문화예술이 있는 모임 보리수아래 대표, 도서출판 도반의 편집주간으로 있다.
 
최 대표는 1992년 〈시와 비평〉 신인상을 받은 이후 2002년 구상솟대문학상, 2018년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했다. 2021년 낸 시집 〈심검당 살구꽃〉은 한국불교출판협회의 올해의 10대 불서로 선정됐다.
 
임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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