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제쭌 담빠 후툭투 환생자
최근 달라이라마 법회서 공개
일반교육 받고 간단사원 생활도
18세에 출가 스스로 선택키로
중국 반발…무역 관세 부과도

사찰에서 경전공부를 하고 있는 10대 제쭌담빠 A.아타나르. 사진출처=뉴욕타임즈 
사찰에서 경전공부를 하고 있는 10대 제쭌담빠 A.아타나르. 사진출처=뉴욕타임즈 

몽골에서 태어난 8살 소년이 티베트 불교계의 가장 뜨거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11월 17일 일본의 ‘도쿄신문’과 ‘커리얼 재팬’ 등의 언론은 복수의 외신 등을 인용해 티베트 불교의 중요한 지도자 중 한 명인 ‘제쭌 담빠 후툭투’의 10번째 환생자를 둘러싼 문제를 보도했다.

제쭌 담빠 후툭투는 몽골불교의 최고지도자로 외몽골이 공산화되기 전까지 내몽골의 짱갸 후툭투와 함께 몽골불교계를 이끌었다. 전통적으로 티베트불교에선 달라이라마, 판첸라마와 함께 두 후툭투를 더해 ‘4대 라마’라고 칭하며 극동 시베리아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티베트불교 문화권에 강한 영향력과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중 8대 제쭌 담빠는 청나라에서 독립을 선언한 외몽골이 대칸으로 추대하면서 복드 칸이라는 이름으로 즉위, 독립운동을 이끌어 이후 공산국가가 된 몽골에서도 영웅으로 존경받았다. 

9대 제쭌 담빠는 몽골이 공산화된 이후에 티베트에서 환생했으며, 신변의 안전을 위해 신분이 비밀에 붙여졌고, 90년대에 들어 몽골의 공산정권이 무너진 이후에야 그 신분이 공개됐다. 2012년 9대 제쭌 담빠는 울란바타르에서 입적했으며 “나는 몽골에서 환생할 것이고, 환생자의 선정과 탐색은 달라이라마에게 전적으로 위임한다”고 유언을 남겼다.

환생자 탐색단에 함께한 몽골의 종교학자 바타 마시기쉬 빅사는 “몽골에서 환생자를 찾는 제도는 공산화와 함께 그 맥이 거의 끊겨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총 8만명 후보자들 가운데 종교적 관습과 의례에 따라 최종적으로 9명이 탐색에 응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종 탐색에서 한 살 배기 아이만이 9대 제쭌 담빠가 사용하던 법구를 손에 쥐고, 탐색단에 있던 전생의 시자스님의 무릎에 올라가 앉았다. 바타 박사는 “그 자리 모든 스님과 학자들은 서로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스승을 찾아낸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안전을 위해 7년간 비밀에 붙여졌던 제쭌 담빠의 환생자는 지난 3월, 인도 다람살라에서 몽골불자들의 요청으로 봉행된 달라이라마의 법회에서 공식적으로 공개됐다. ‘A.아타나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8세의 소년은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으며, 현재 안전의 이유에서 쌍둥이 중 누가 제쭌 담빠의 환생자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중국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미 16년도의 달라이라마의 몽골 방문과 제쭌 담빠의 환생자 관련 발표에서 중국은 몽골과의 국경을 폐쇄하고 무역 관세를 부과했으며, 양국 회담도 취소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수출입과 사회인프라 투자 부문에서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몽골의 입장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달라이라마의 몽골대표인 뗄로 린뽀체는 “소년이 정치적인 이유로 선정됐다는 중국 측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제쭌 담빠는 몽골불자들의 지도자이고, 달라이라마 사무국은 필수적인 종교적 지도 외엔 소년와 접촉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이야말로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현재 A.아타나르는 평범하게 일반 학교 교육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간단사원에서 정규적인 불교교육도 받고 있다. 간단사원과 아타나르의 가족은 “아이가 최종적으로 출가하거나 불교지도자로서의 삶을 선택할지는 18세가 되면 아이에게 직접 선택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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