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1400년 된 고대 석불
현지 노인 신심으로 페인트질

채색되기 전 마애불의 모습(상), 채색된 후의 모습(하). 사진출처=웨이신 뉴스
채색되기 전 마애불의 모습(상), 채색된 후의 모습(하). 사진출처=웨이신 뉴스

중국 쓰촨성에서 발견된 1400년이 넘은 고대 석불에 색색의 페인트가 칠해진 것으로 전해져 사건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11월 15일 중국의 ‘웨이신 뉴스’와 일본의 ‘아사히 신문’등 외신은 중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도했다. 석불에 페인트 칠을 한 것은 현재 노인들로 신심을 가지고 선의로 했다는 진술에서 당국이 처벌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쓰촨성 난장현(南江群), 바중시(巴中市)에 소재한 마애불들은 지난 2021년 새로 발견된 불상들이다. 지난 7월 쓰촨대학 고고학·박물관학부와 바중시 문화유적국이 발표한 〈쓰촨성 난장현 스페이허(石령河) 마애조상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불상들은 1400년 전 북위 말기부터 당나라 후기까지 연속적으로 조성된 것으로 전했다. 바중시 문화유적국은 “북위말의 마애불은 매우 드문 사례이고, 특히 자연석을 있는 그대로 이용하여 이렇게 불상들이 조성된 것은 쓰촨에서는 보기 어렵다. 또한 쓰촨과 중원북방 지역간의 불교문화와 예술교류를 밝히는데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1월 15일 아침, 난장현 문화유물보호 연구센터에서는 “불상들에 무단으로 페인트를 사용한 채색작업이 더해졌으며, 현재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복원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는 공고문을 발표했다. 

사건은 11월 13일 일어났다. 당국은 조사를 벌여 당시 주민인 왕모 씨와 그 딸인 리모 씨의 증언을 받았다. 두 사람은 인근 마을의 예모 씨에게 부탁하여 마애불에 옷과 상호를 그린 것으로 밝혀졌다. 왕모 씨는 “이 부처님을 예경하며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감사의 의미에서 가사를 공양하고 상호를 새로 그리는 뜻에서 채색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바중시 문화유적국 직원은 “당시 마애불들에는 보호를 위한 임시 건물과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채색작업 당시 이미 사건을 알아챘으나 마애불들이 너무 깊은 산속에 있어 작업을 제지할 수 없었다. 유적국 직원과 공안이 출동했을 때는 이미 작업이 완료된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지 공안은 “불상에 채색한 사람들은 모두 70~80대 노인들이다. 신행활동으로 채색하였다고 진술하였기에 강력하게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현재로서는 문화재 보호에 대한 교육과 일정수준의 경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난장현 인민정부 측 역시 취재진들에게 “현지 마을 주민들은 불상에 채색을 하는 것이 선한 행위이며 문화유물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에 엄격한 처벌에 곤란한 점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사건발생 후 지자체는 부적절한 행위로 인한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즉각 현장에 보호조치를 추가했으며 문화재 전문가들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보호 및 복원 계획을 연구하고 수립하고 있다. 채색에 사용된 페인트들은 대부분 아크릴 페인트로 전문가는 “복원이 가능하지만 미세한 부분까지의 완벽복원은 어려움이 있다”고 의견을 표했다. 사건을 보고받은 진다수 베이징대 고고학교수는 “불상이 발굴된 시대적으로 볼 때 상당히 귀중한 불상으로 이러한 석조 유물은 한 번 훼손되면 원래 상태로 돌리기가 어렵다”면서 “문화재 보호에 대한 홍보와 교육도 강화하고, 문화재 보호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져야한다”고 촉구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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