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승려들 일탈’ 사진 온라인서 무분별 유포 

태국 불교계가 AI가 만든 ‘가짜 사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출처=카오소드
태국 불교계가 AI가 만든 ‘가짜 사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출처=카오소드

태국 불교계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든 ‘가짜 사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님들이 주황색 가사를 두른 채 헤비메탈을 연주하거나 오토바이를 타며 사고를 내는 모습 등을 담은 조작된 사진들이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유포되며 희화화(묙츐化) 대상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와 불교계는 가짜 사진을 유포할 시 사이버범죄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11월 12일 카오소드(Khaosode) 등 태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불교협회 사무국장이자 국립불교국(NOB) 대변인인 수팟 무엉마(Suphat Mueangma)는 “태국 불교계 많은 사람들이 가짜 사진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 사진들을 전부 삭제하고 유포자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사진들은 AI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제작된 것이다. 승려들이 헤비메탈 밴드를 결성해 광란의 공연을 선보이는 모습, 레이싱 경기장에서 헬멧 등 장비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담배를 태우는 승려 등 부패한 모습이 담겼다. 

현재 이 사진들은 온라인상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작·유포되고 있다. 정부와 태국 불교계는 “해당 사진들이 대중들로 하여금 진짜 스님들이 일탈하는 것으로 오해하게 해 불교 평판을 저해시킨다”고 우려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 사진들을 최초 제작·유포한 사람은 ‘컴퓨터에 의한 허위 정보 생성·유포 등 사이버 범죄법’ 위반으로 최대 징역 5년형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총리실에서도 가짜 사진을 유포하지 말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여론은 냉담한 반응이다. 

카오소드는 사설을 통해 “‘진짜’ 승려들이 술을 마시거나 여자를 만나는 등 부패한 일은 실제 있는 일”이라며 “불교계는 이러한 논란에 발끈하는 대신 태국 젊은이들을 만나서 불교에 왜 무관심하고 냉소적인지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일부 태국인들이 태국 주류 불교에서 멀어지게 만든 요인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정부와 불교계는 ‘큰 그림’을 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정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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