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우에노 스님이 포교 시작
남아메리카 이주노동자 신행활동
7월부터 강연·기념법회 등 이어져

조동종 남미포교 120주년 기념법요식 모습. 사진출처=소토젠-넷
조동종 남미포교 120주년 기념법요식 모습. 사진출처=소토젠-넷

일본 이민자들로부터 시작된 일본불교의 영미권 포교는 그 역사가 100년이 넘어간다. 이 가운데 일본 선종의 대표적인 종단인 조동종이 남아메리카 포교에 나선지 12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11월 8일, 일본 조동종의 소식을 전하는 ‘소토젠-넷’은 일본 조동종 포교의 역사를 소개하며 기념행사들에 대해 보도했다. 

일본 조동종 측은 “남아메리카의 농장에 노동자로 이주한 일본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신행활동이 이어졌고, 1903년 이들의 요청으로 효고현 출신의 선사 우에노 타이안 스님이 페루로 건너간 것이 정식 포교의 시작”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스님의 활동에 힘입어 1907년에는 일본 이민자들의 도움을 받아 페루의 수도인 리마 교외에 남미 최초의 불교사찰로 꼽히는 지온지(慈恩寺)를 창건했다. 

기념행사는 지난 여름부터 시작됐다. 7월 22일에는 ‘선의 이야기’, 8월 12일에는 ‘선의 입문’을 주제로 한 강연회가 열렸다. 8월 중순부터는 페루를 중심으로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 브라질 등 각국에서 모인 선수행자들과 포교사, 불자들이 모여 기념 집중 안거와 친목교류회 등이 진행됐다. 특히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열린 기념법회와 문화행사엔 현지에서 수행중인 40여 스님들이 참석, 그 외 신자와 각국의 조동선 수행자 등 일반 참가자 150여 명이 모인 것으로 전했다. 

8월 25일에는 지온지 법당에서 사찰을 창건하고 지켜온 일본인 이민자들과 현지 수행자들의 영가를 천도하는 법회가 봉행됐다. 지온지 측은 “최초의 사찰인만큼 일본이민자 1세대부터의 위패나 묘를 지키고 있다”면서 “항상 일본 달력으로 우란분절의 기간이 되면 리마를 비롯해 각지에 흩어져 사는 일본계 후손들이 사찰을 찾아온다. 지온지는 단순한 사찰이 아닌 이민자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교육하는 중요한 거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남아메리카의 포교현황에 대해 “지온지를 비롯해 현재 남아메리카 각국에 6명의 국제포교사가 각자의 선센터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에 맞는 포교법을 개발하여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동종 측은 “120년 전 처음 페루로 건너온 타이안 선사에 의해 전해진 법등은 지금껏 다 설명하기 어려운 난관을 겪으면서도 그것을 극복하고, 현재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며 “선의 뿌리를 이 땅게 깊고 확실하게 내리면서, 그 줄기를 키워나가며 이 땅에 더욱 선풍을 진작시키기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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