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묘신지파, 제2 인생프로젝트
2013년 본격 가동…문의 줄이어
스님 없는 사찰 증가 대한 대책
희망자들 1년 합숙 중 의례 익혀

점차 증가하는 ‘정년 후 출가자’가 일본에서 화제다. 사진출처=빅글로브뉴스
점차 증가하는 ‘정년 후 출가자’가 일본에서 화제다. 사진출처=빅글로브뉴스

50년 넘게 100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인생 100년 시대’가 도래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법적으로도 오는 2025년부터는 기업의 65세 이상의 고용 확보가 의무화된다. 한편 일본에선 정년퇴직 후 ‘제2인생’으로 출가자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어 화제다. 

지난 10월 29일 일본의 ‘빅글로브 뉴스’는 최근 증가하는 ‘정년 후 출가’의 현황에 대해 보도했다.

일본에서 정년 후 출가자 프로그램을 가장 활성화하고 있는 종단은 임제종 묘신지파(妙心寺派). 종문활성화 추진국의 고문 쿠시 쇼코 스님은 “2012년부터 ‘제2의 인생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준비를 시작해 13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기동했다. 그동안 살아왔던 생활을 바꾸어 새로운 자신을 찾고 싶다는 분들의 문의가 많다”며 정년 후 출가에 대한 문의가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종단차원에서 출가자의 모집과 지원을 하는 이유에 대해 쇼코 스님은 두 가지로 설명했다. 스님은 “첫째는 우리 종단인 묘신지파의 사찰이 일본 전국에 약 3300개소가 산재해 있지만, 그 중 약 1300곳의 절에는 상주하는 스님이 없다”면서 “젊은 출가자가 감소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사찰이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사찰을 지켜나가면서 지역과 교류를 이어갈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번째는 지난 세대는 고속 경제성장을 이끌어오며 자기 자신은 돌아보지 못한 분들이 많다”면서 “이런 분들이 종교적인 가치관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가꾸는 인생을 보낸다면 어떨까? 하는 제안으로부터다”라고 설명했다.

묘신지파 측은 정년 후 출가를 희망하는 자에게 1년에 몇차례 교토의 본산에서 실시하는 연수회의 참가, 혹은 특별히 마련된 도량에서 1년간의 합숙하며 기본적인 수행과 의례를 익힐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마련해 두었다. 

쇼코 스님은 “경을 읽거나 좌선을 하는 교학과 수행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일상생활 속에서의 행동을 제대로 확립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순히 종교적인 수행만을 생각하거나 속세와 다른 삶으로의 도피를 생각하고 출가 프로젝트에 들어온 참가자는 오래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제도 활성화 추진국 측도 “스님이 되면 괴로운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오해해서 오시는 분들도 많다”면서 “출가하기 위한 연수회비, 승복이나 법구의 구입 등은 각자 개인의 실비 부담으로 부탁드리고 있다. 승적을 얻더라도 종단 측에서 100% 모든 경제적인 부분을 지원하는 일도 없다”며 사회로부터의 도피가 목적으로 출가를 선택하지 말아 달라 부탁했다.

지난 10년간 진행돼 온 출가 프로젝트에는 약 600명 정도가 문의해왔고, 이중 끝까지 수료한 이는 약 200명, 이 가운데 실제 출가해 승적을 취득한 이는 60명, 주지로 부임한 이는 10명, 이외에 주지는 아니지만 거주지역의 사찰을 관리하는 형태로 절을 지키는 이도 10여 명이다. 이외는 각각 포교사나 좌선지도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3년도의 프로젝트로 출가하여 나가노시에 소재한 사찰을 관리하고 있는 한 스님은 “정년 후의 평안한 삶이 아닌 진정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진지한 마음으로 출가하는 것이 좋다. 수행은 수행, 생활은 생활이 아닌 지난 인생을 재검토하면서 남은 인생을 찾아가는 길이 바로 정년 후의 출가”라며 “다시 새로운 삶의 굴레에 들지만 마음은 자유롭다”며 웃어 보였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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