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국과 중국, 일본의 불교가 ‘황금유대’를 확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4년간 순연됐던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가 서울 봉은사 일원에서 개최됐기 때문이다.  

이날 한·중·일 불교도들은 각국 전통방식으로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예불을 부처님전에 올렸다. 또한 삼국의 불교도들은 “새로운 시대에 불교도로서 부처님 가르침을 더욱 받들고 황금 유대관계를 계승해 인류 행복, 세계평화 구축에 기여하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4차 산업시대 불법홍포를 위한 불교도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강연회에서는 일본이 개발한 불교 관련 챗봇 ‘붓다봇’의 의미와 한계, 불교도의 역할 등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해인사 승가대학장 보일 스님은 4차 산업시대 불교도의 역할로 윤리적 문제 해소를 꼽고 “과학기술 개발이 초래하는 수많은 윤리적 문제는 수행을 통한 공성의 자각과 자비심의 발현에서부터 치유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국 불교계는 대회 마지막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불살생 가르침에 따라 어떠한 전쟁도 반대하며 모두가 공생하는 지구촌 건설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항상 지적돼 왔던 것처럼 3국의 불교가 제시하는 공동선언과 교류들이 선언적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3국의 불교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했어야 하지만, 공동선언문에서 그 고민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2024년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담긴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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