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가 교회시설을 유아·아동 돌봄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개신교계 TV인 CTS의 김경철 회장이 본부장으로 있는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출대본)’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건축법 및 관련법을 개정해 종교시설을 유·아동 돌봄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9월에는 이채익·김회재 국회의원이 ‘초저출생시대 아동돌봄을 위한 대안적 돌봄시설 구축방안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범종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출대본은 개신교 인사들로 채워졌다. 지역본부장은 모두 목사이고, 토론회를 주최한 이채익 의원은 국회조찬기도회장, 김회재 의원은 교회 장로기도 하다.
사실상 ‘국고로 유·아동 선교를 하겠다’는 개신교계의 사업에 불교계가 반발한 것은 어찌보면 수순이다. 실제 조계종 중앙종회는 11월 2일 ‘교회 내 영유아 돌봄시설 추진 철회 성명서’를 채택·발표했다. 중앙종회는 “저출산과 아동돌봄을 볼모로 국비를 지원받아 교세를 확장하려는 개신교의 움직임에 공공돌봄정책이 붕괴 위기에 처하는 역설적 상황에 놓였다”고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인구절벽의 상황에서, 기존 돌봄시설들이 정원 미달로 폐업하는 상황에서 교회와 종교시설을 돌봄시설로 활용하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저출산의 위기는 돌봄시설 부족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왜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지 않게 됐는지부터 살피는 게 우선 아닌가. 

사회의 위기를 자기 종교의 교세 확장 수단으로 사용하지 마라. 개신교의 성경에도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은 소유가 넉넉한데 있지 아니하다(누가복음 12:15)”고 써 있음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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