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12개의 단

경수부 세수가 끝났으면 흉수부를 씻어 준다. 꼬리뼈까지 숨을 들이쉰다. 마찬가지로 앞 기둥과 뒤 기둥 기점을 함께 가동한다. 흉수부는 12개의 가슴 신경과 2개의 요수 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요수 2번은 배꼽 반대쪽에 위치한 척추 부위이다. 명문혈이라 부른다.

날숨에 갈비뼈를 타고 호흡의 느낌을 배 쪽으로 끌고 온다. 뻑뻑한 느낌이 배 쪽을 감싸면 제대로 되는 것이다. 반복해서 수련하면 흉부와 배부가 두툼한 에너지로 감싸진다. 갑옷을 입은 것처럼 든든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흉수부 세수가 성취된 것이다. 흉수부 세수가 진행되면서는 다리 쪽으로도 자극이 내려간다. 이는 요수 1, 2번이 씻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음 단계는 요수부 세수이다.

요수부는 5개의 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1, 2번은 흉수와 함께 연동된다. 앞 기둥 기점과 뒤 기둥 기점을 함께 가동하면서 꼬리뼈까지 나선 호흡을 들이쉰다. 신경이 억제되면 천천히 숨을 내쉰다. 이때 양쪽 요수를 통해 호흡의 느낌을 양쪽 발로 내려 보낸다. 호흡의 느낌이 고관절을 지나갈 때 두두둥 하는 진동이 생길 수 있다. 때로는 엄청난 냉기가 발쪽으로 빠져나간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요수부 순화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당황하지 말고 따뜻한 기운이 발쪽을 감쌀 때까지 반복한다. 요수부가 세수되면 발바닥이 따뜻해지면서 용천혈 부위에 압력이 형성된다. 에너지가 발쪽에 모이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다음은 천수부 세수이다.

천수부는 6개의 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꼬리뼈 끝부분이 천수부 말단이다. 앞 기둥 기점과 뒤 기둥 기점을 가동하면서 백회에서 들이쉰 나선 호흡을 꼬리뼈 끝까지 끌고 온다. 신경이 억제되면 숨을 내쉬면서 천수신경을 자극한다.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신경이 자극되는 부위를 느껴본다. 꼬리뼈 끝이 시리고 아랫배 쪽에서 냉기가 느껴지고 싸늘한 냉기가 등줄기를 타고 머리 쪽으로 올라온다. 어떤 경우는 오한이 생겨서 부들부들 떨기도 한다. 그야말로 냉기의 폭탄을 맞은 듯 온몸이 아우성친다. 천수부에는 엄청난 냉기가 내장되어 있다. 부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항진된 사람은 이 증상을 더 심하게 겪는다. 천골에 냉기가 모여 있는 것은 몇 가지 원인이 있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이 방광이다. 반복해서 수련하면 냉증이 해소된다. 따뜻한 기운이 천골을 감싸면 천수부 세수가 끝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머리부와 흉부, 천골부의 세수가 이루어지면 한 번의 들숨과 날숨으로 전체 영역을 씻어낸다. 그러려면 충분한 호흡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호흡을 통해 전체 체신경이 세수되면 말초신경의 미세 감각이 다시 살아난다.

12개의 단(壇) 세우기

12개의 단(壇) 중에서 처음 세워지는 자리가 중심(中懃)이다. 중심은 명치 위 1cm, 속으로 5cm 들어간 자리에서 세워진다. 선나의 주체이다. 중심이 세워지면 조견(照見)이 이루어지고 삼관이 행해진다. 또한 오장의 순화가 이루어지고 감정의 추업이 제도된다. 중심은 나머지 열한 개의 기점들과 모두 연결되어 있다. 앞 기둥의 세 기점 중에 첫 번째 기점이다. 검지를 둘째 마디까지 굴곡시키고 배숨호흡을 길게 들이쉰다. 그런 다음 오~~~~ㅁ! 하고 길게 발성하면서 중심 자리를 울려준다. 중심 자리에서 시작된 소리의 진동으로 몸 전체를 씻어준다. 중심 자리에 편안함이 세워지면 단(壇)이 형성된 것이다. 중심이 세워지면 초선정에 들어간 것이다. 이때부터는 중심을 마음 거울로 삼아서 안팎으로 접해지는 일체의 경계들을 조견(照見)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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