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쑥(애엽艾葉)

쑥은 국화과 쑥속에 속한 여러해살이 초본(草本)으로, ‘쑥쑥 잘 자란다’고 하여, 쑥이라 한다.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역에서도 제일 먼저 싹을 틔운 것은 쑥이다.

쑥의 꽃말은 평안, 행복이며, 다른 이름은 의초(醫草), 구초(灸草), 첨애(艾), 애(艾), 빙대(氷臺), 황초(黃草), 애호(艾蒿) 등이고, 생약명은 애엽(艾葉)이다. 쑥은 참쑥, 사철쑥(인진쑥), 제비쑥, 산쑥 등이 있다.

쑥은 단오날 이른 아침에 쑥을 베어다가 다발로 묶어 대문 옆에 세워두면 여러 가지 액을 물리친다는 속담도 있고, 쑥이 들판에 자라면 옆으로 퍼지지만, 갈대밭에 자라면 곧게 자라기 때문에 주위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의 성장을 비유하기도 한다. 이용부위는 잎과 꽃이며, 식용과 약용한다.

성분과 약성
쑥에는 시네올(cineole 25-30%), 테르피넨-4-올(terpinen-4-ol), β-카리오필렌(β-caryophyllene), 테트라코사놀(tetracosanol), 베타시토스테롤(β-sitosterol), 리날로올(linalool), 캠퍼(camphor), 보르네올(borneol) 등이 있다.

뿌리 및 줄기에는 이눌린(inulin)과 비슷한 다당(多糖), 알테모스(artemose), 폴리엔(polyin) 화합물, 옥시토신(oxytocin)이 있다.

쑥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맵고 쓰며 독이 없다.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어 몸을 따뜻하게 한다. 아랫배가 차서 발생하는 질병에 효능이 있다. 자궁냉병으로 인한 대하증, 생리불순, 불임 등을 다스린다. 덖은 쑥은 지혈하는 효능이 좋아 자궁의 부정출혈에 효과가 있다.

 

마음·기작용
쑥은 비장(脾臟)에 좋은 소음인의 꽃차이다. 〈동무유고〉, 〈동무약성가〉에서 밝힌 애엽(艾葉)의 약성은 ‘사기를 몰아내고 귀기(鬼氣, 삿된 기운)를 쫓아낸다. 붕루(崩漏, 자궁 출혈)를 낫게 하여 안태(安胎, 태아)시키고, 심통(心痛)을 낫게 한다.(뵹邪逐鬼구사축귀 漏血安胎누혈안태 心疼卽愈심동즉유)’이다.

먼저 소음인의 마음작용(心氣)과 쑥을 보면, 쑥은 삿된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아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또 소음인은 항상 불안정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장의 기운을 왜곡시키는데, 쑥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비기를 활성화시켜 소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한 걸음 밖으로 나아가 항상 불안정한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

쑥은 피를 맑게 하고, 지혈작용과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데, 이는 수곡량기의 혈해(血海)와 관계된다. 수곡량기는 소장(小腸)에서 유(油)가 생성되어 배꼽의 유해(油海)로 들어가고, 유해의 맑은 기운은 코로 나아가서 혈(血)이 되고, 코의 혈이 허리로 들어가 혈해가 된다. 쑥은 허리에 있는 혈해를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또, 쑥은 대하증, 월경불순 등 부인병을 다스리고, 태아를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는데, 이것도 수곡량기의 혈해(血海)와 관계된다. 쑥은 허리에 있는 혈해의 맑은 즙을 빨아들여 간의 원기를 보익하게 하는 것이다.

제다 및 음용
쑥차의 제다는 ①쑥은 5월 5일에 채취하고, 쑥꽃은 9월 초에 채취한다. ②쑥과 쑥꽃은 깨끗이 씻어서 1cm로 자른다. ③쑥은 고온에서 잘 익히며 덖음을 하여 유념을 한다. ④쑥과 쑥꽃은 저온에서 덖음과 식힘을 반복하며 덖고, 맛내기 가향을 하여 완성한다.

음용은 쑥차 2.5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또, 쑥꽃차와 아마란스차를 블렌딩한다. 아마란스차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당뇨와 심혈관계 질환에 효능이 있다. 쑥차 블렌딩은 쑥의 따뜻한 성질은 냉대하, 생리통 등 부인병을 다스리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며, 해독작용과 동맥경화, 노화방지에 좋다.

쑥차 2g, 아마란스차 0.9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사상인별 시음
태음인이 마셨을 때, 쑥꽃차의 건향에서는 약초말린 향과 화하고 매운향도 살짝 감돌았다. 우림한 차에서는 화한 향이 나고, 맑은 쓴맛과 회감이 있다. 목 넘김이 좋고, 열감이 있다. 마신 후 시원한 느낌이 입안에 남는다.

또, 속에 열이 있는 태음인이 마셨을 때, 쑥꽃차의 건향은 어릴 때의 쑥향과 맛을 기억하게 한다. 우림한 차의 첫 입맛은 쑥향 맛 그대로 이고, 두 번째 맛은 향기가 먼저 느껴지고 혀에는 매운맛과 쓴맛이 진하게 느껴지면서 더 마시고 싶지는 않았다. 매운맛은 계속 유지되었다.

소음인이 마셨을 때, 우림한 차에서는 은은한 한약냄새가 났고, 시음에서는 목 넘김이 부드러웠고, 입안이 화한 느낌이 느껴졌다. 또 민트향이 입안에 도는 느낌도 있고, 목 안쪽에는 아린 맛도 났다.

또 다른 소음인이 마셨을 때, 첫 잔에서는 입 내부 코끝으로 쑥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혀 중간 부분에서는 약간 단 맛이 났다. 두 번째 잔부터는 정신이 맑아지고, 입을 청결하게 하는 향긋한 느낌이 들었다.

쑥은 소음인 꽃차로 한증 태음인도 잘 맞는 것 같고, 속에 열이 있는 태음인과 소양인은 주의해야 할 듯하다.

참고로 참쑥은 따뜻하지만, 인진쑥(사철쑥)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소음인의 열을 씻어내고 서늘하게 하는 꽃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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