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10월 22일 끼 경연대회 개최
총 14팀 본선 무대 펼쳐…대상엔 오엉
“젊은 세대에 불교 다가서는 계기되길”

한복을 멋들어지게 입고 구성진 가락을 뽐낸 이규빈(20) 학생과 팀원 모두 유학생으로 구성된 에이오엠원(AOM1), 최연소 참가팀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눈빛으로 압도한 카리스마 CM크루, 왁킹으로 무대를 휘어잡은 포항 소녀 김예나(18) 학생, 여심저격에 나선 꿀보이스 포커스 온 등. 전국 청소년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끼를 마음껏 뽐내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는 10월 22일 경내 미륵광장 특설무대에서 ‘2023 전국 청소년 끼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끼 경연대회는 청소년들에게 끼와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불교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불교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미래사회 불교 인재 양성의 기반 구축을 위해 기획됐다.

이번 대회는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주)판타지오가 후원사로 참여해 예선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9세부터 24세까지 국내 거주 청소년 개인 또는 단체 총 112개 팀(노래 65, 댄스 47팀)이 참가 신청했고, 1차 동영상 심사와 2차 라이브(Live) 경연을 거쳐 가요 부문 7팀, 댄스 부문 7팀, 총 14팀이 이날 본선 무대에 올랐다. 본선 참가자들이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이자 객석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연 심사는 이연정 판타지오 이사와 박상미 판타지오 신인개발팀장, 김영오 안무디렉터가 맡아 가창력과 무대매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이연정 이사는 “전문성이 뛰어난 무대들이었다. 분위기를 잘 즐기고 자신감 있게 해준 친구들에게 점수를 더 줄려고 노력했다”고 말했고, 김영오 안무디렉터는 “무대 구성과 기술력이 예사롭지 않다.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박상미 팀장은 “예선부터 지금까지 심사했는데 얼마나 더 발전한 무대를 선보였는지 중점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아이돌그룹 네이처와 루네이트가 축하무대에 올라 경연의 열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이날 경연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트로피가, 2등 금상에는 상금 300만원과 트로피가 주어졌다. 은상은 부문별로 각각 200만원, 동상에도 각각 1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나머지 8팀에 참가상 각 50만원이 주어졌다.

1등 대상의 영예는 창작 안무로 무대를 꾸민 3인조 댄스팀 ‘오엉’에게 돌아갔다. 오엉(신채원·박경서·손민이)은 “친구들과 열심히 준비한 춤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주최 측에 감사하다”며 “사찰에서, 특히 웅장한 불상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은 처음인데 뜻깊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를 떠나 서스럼없이 재미있게 즐겼다. 앞으로도 많은 사찰에서 끼 경연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며 “종교계·문화계 등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댄서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케이팝(KPOP)곡에 맞춰 군무를 선보인 리틀라자(김소정·김유서·김예슬·방여진·이서영)와 독특한 음색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김아영(19) 학생이 각각 은상 댄스·노래 부문에 선정됐다. 동상은 박정현의 ‘미아’를 열창한 서한별(21) 학생과 사투리가 매력적인 경북 영천의 MF크루(김미소·조주희·고운비·김미래)가 받았다.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은 “청소년들이 끼와 열정을 발산하는 무대를 꾸며줘 기쁘고 즐겁다”며 “젊은 친구들이 많이 모여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부장 혜공 스님도 “종단에서는 대학생 전법과 젊은 세대 포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 속에서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불교문화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고자 이번 대회도 개최하게 됐다”며 “불교를 고지식하다고 느끼는 젊은 세대에게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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