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윤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원문〉
“아난아, 일체중생이 실은 본래 진실하고 청정하건만 저 망견(妄見)을 인하여 망습(妄習)이 생기느니라. 이리하여 내분(內分)과 외분(外分)이 나누어지게 되었느니라.

아난아, 내분은 곧 중생의 안의 영역이니 애욕에 물듦을 인하여 망정(妄情)을 일으키고 망정이 쌓여 쉬지 아니하면 능히 애수(愛水)가 생기느니라. 이렇기 때문에 중생이 마음에 진수(珍羞)를 생각하면 입속에 침이 나오고 마음에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면 눈에 눈물이 고이며 재물에 욕심을 두면 군침이 돌며 온몸에 생기가 나느니라. 이러한 애욕이 비록 다르나 흘러 결과를 맺는 것은 같으니라. 축축한 것은 올라가지 못하고 저절로 아래로 떨어지나니 이를 안의 영역(內分)이라 하느니라.

아난아, 외분(外分)은 중생의 바깥 영역이니 갈앙(渴仰)을 인하여 헛된 생각이 일어나고 그 생각이 쌓여 쉬지 아니하면, 능히 수승한 기운이 생기느니라. 이렇기 때문에 중생이 금계(禁戒)를 지니면 온몸이 가볍고 맑으며 마음에 주인(呪印)을 지니면 돌아보는 얼굴빛이 굳고 씩씩해 보이느니라. 또 마음에 천상에 태어나고자 하면 꿈에 날아오르는 것이 나타나며 마음을 불국(佛國)에 두면 성인의 경계가 그윽하게 나타나고 선지식을 섬기면 스스로 몸과 목숨을 가벼이 여기느니라. 아난아, 여러 가지 헛된 생각이 비록 다르지만 가볍게 들뜨는 것은 같으니라.”

〈강설〉
‘중생이 본래는 부처였다’는 것이 대승경전의 통설이다. 〈능엄경〉도 마찬가지다. 일체중생이 부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육도윤회를 하는 중생세계가 나누어졌느냐 하면 그 근본이 되는 이유가 ‘망견(妄見)을 인하여 망습(妄習)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무명(無明)에 의해서 업이 시작되었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이렇게 되어 중생의 경계가 안팎으로 나눠져 내분(內分), 외분(外分)으로 갈라지며 안으로는 애정에 물드는 애염(愛染) 때문에 망정(妄情)이 일어나고, 망정이 쌓여서 애수(愛水)가 생긴다 하였다. 이로 인하여 일어나는 생리적인 사례까지 소개하였다. 그리운 추억 등을 생각할 때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는 말도 하였다. 감정의 변화로 신체상에 나타나는 반응들의 이야기다. 애염(愛染)은 결국 물처럼 흘러 아래로만 내려가 나중에 업의 매듭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정(情)의 업(業)이 무겁다는 것이다. 애염에 의해 형성되는 세계가 내분(內分)이다. 외분(外分)은 바깥의 경계에 의하여 일어나는 헛된 생각(虛想)이 중심이 된다. 외분은 갈앙(渴仰)을 말미암아 일어나는 허상(虛想)으로 이 허상은 위로 올라가는 기운이 된다고 하였다. 외분에도 신체적 반응이 나타난다. 금계(禁戒)를 지닐 때는 몸이 가볍고 맑아지며, 주력(呪力)을 하면 눈매가 딱딱해지며, 천상에 태어나는 것을 생각하면 날아오르는 꿈을 꾼다 하였다. 부처님 나라를 생각하면 부처님 경계가 가만히 나타난다고도 하였다. 내분은 애(愛)이고 외분은 상(想)인데 애는 물과 같이 흘러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고 상은 멀리 날아다니고 위로 올라가는 형태가 된다. 이는 업의 성질을 구분한 말로 볼 수 있다. 내분은 아래로 내려가는 업이고 외분은 위로 올라가는 업이다. 달리 말하면 내분은 잠기는(沈) 형태이고 외분은 들뜨는(輕擧) 형태이다. 이것이 중생의 업보(業報)와 관련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분과 외분의 감정과 생각이 상승작용을 하여 내려가는 세계로 향하고 올라가는 세계로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육도(六道) 가운데 인간도를 중심으로 내려가는 세계는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가 되고 올라가는 세계는 아수라, 천상이 된다. 〈법화경〉에서는 아수라를 악도로 취급하여 4악도를 말하지만 아수라는 천상 곁에 있어 제석천하고 싸움을 자주 한다고 알려진 곳인데 불법을 들을 수 있는 곳으로 때로는 선도처럼 취급하기도 한다. 결국 올라가고 내려가는 내분, 외분의 상승작용에 의해 중생이 육도윤회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능엄경〉에서는 칠취설(七趣說)을 말하기 때문에 칠취 윤회가 된다. 다만 육취나 칠취에서 업을 짓는 중심이 되는 곳은 인간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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