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살갗호흡

살갗 호흡은 피부의 감각을 활용해서 외기를 집약하는 방법이다. 나선 호흡과 배호흡을 기본으로 한다. 나선 호흡을 통해 12개의 기점을 세웠을 경우에는 그 기점들을 운용하면서 살갗 호흡을 한다. 들숨에 외기를 집약하고 날숨에 신경을 씻어낸다. 배호흡으로 들이쉬면서 백회, 옥침, 영대, 명문, 미심, 중심, 하단전 기점으로 외기를 빨아들인다.

각 기점에서 나선터널이 형성되도록 한다. 외기의 집약은 중간 기둥에서 이루어진다. 먼저 백회 기점을 가동하고 그 다음에 다른 기점들은 한꺼번에 가동한다. 나선호흡으로 백회에서 중황까지 들이쉬면서 다른 기점들도 함께 주시한다. 무념주 기둥이 중황까지 세워지면 들숨을 중극까지 끌어내린다. 숨을 들이쉴 때 호흡의 감각을 백회에서 느낀다. 숨이 빨려 들어갈 때 백회가 조여드는 듯한 느낌이 들면 감각이 열린 것이다.

백회의 들숨 감각이 명확하게 인식되면 조여드는 느낌을 나선 형태로 만든다. 백회의 표면에서 형성된 나선 느낌을 시상까지 끌어들인다. 숨을 들이쉬는 속도와 나선의 느낌을 일치시킨 상태에서 천천히 들이쉬어야 한다. 나선 느낌이 시상까지 내려오면 의식이 몽롱한 상태가 된다. 시상이 가바로 인해 억제되면서 세타파 상태가 된다. 나선 느낌으로 시상 억제가 능숙하게 이루어지면 숨을 끌어들이는 범위를 중극까지 확장시킨다. 백회에서 중극까지 밋밋한 기둥이 세워진 느낌이 들면 성취된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날숨을 수련한다. 중극까지 들이쉰 숨을 좌, 우로 나누어서 얼굴 쪽을 향해 내쉰다. 그러면서 전체 뇌신경의 자극을 느껴 본다. 눈, 귀, 코, 입, 얼굴의 자극을 느끼면서 좌우 감각의 균형을 살펴본다. 좌우 감각의 균형이 깨어져 있으면 복구될 때까지 반복한다. 들숨으로 억제하고 날숨으로 활성화시킨다. 이 과정을 꾸준하게 수련하면 뇌신경의 좌우 균형이 회복된다. 나아가서 머리부 체감각계도 교정된다.

뇌신경의 균형이 잡힌 상태에서 머리부 체감각을 인식해본다. 눈, 귀, 코, 입, 얼굴, 두정부피질의 네 모서리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면 머리부 체감각계가 교정된 것이다. 뇌신경 교정이 이루어졌으면 다음 단계 호흡으로 수련을 심화시킨다. 백회에서 끌어들인 나선의 느낌을 꼬리뼈 끝까지 이끌어간다. 천천히 호흡을 들이쉬면서 중극까지 내려왔던 나선의 느낌을 꼬리뼈 끝까지 끌고 간다. 그러면서 앞기둥과 뒷기둥의 여섯 기점을 함께 인식한다. 경수부와 흉수부를 지날 때 느낌이 살아 있는지 관찰하고 요수부와 천수부를 지날 때도 느낌의 상태를 관찰한다.

나선의 감각이 꼬리뼈 쪽으로 내려갈 때는 뻑뻑하게 억제된 느낌이 척수 전반에 걸쳐서 형성된다. 그러면서 몸 전체가 조여드는 느낌이 형성된다. 반복해서 수련하면 이 느낌이 더 커진다. 억제된 느낌이 명확해지면 날숨 수련을 한다. 날숨 수련은 네 단계로 나누어서 진행한다. 첫 번째 단계가 경수부 날숨이다. 경수부의 목신경은 8개 분절로 이루어져 있다. 3번 분절부터 팔 신경과 연결된다. 꼬리뼈까지 숨을 들이쉬고 경수부를 억제시킨다. 그러면서 앞 기둥의 세 기점과 뒷기둥의 세 기점을 함께 가동한다.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양쪽 팔 쪽으로 호흡의 느낌을 유도한다. 목 어깨를 거쳐서 손가락 끝까지 느낌이 전달되면 제대로 된 것이다. 양쪽 팔로 내려가는 느낌이 균등하면 목 신경과 팔 신경이 교정된 것이다. 처음에는 저린 느낌이 팔을 타고 내려간다. 그러다가 수련이 깊어지면 뻑뻑하고 뜨거운 느낌이 팔을 타고 내려가서 손바닥에 모여 있다. 이런 방법으로 신경을 씻어 내는 것을 ‘세수’라 한다. 살갗수행의 호흡법은 그 지체가 ‘세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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