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 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새로운 수장으로 유인촌 장관이 임명됐다. 유 장관은 첫 일정으로 10월 12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환담을 나눴다. 

기실 유 장관은 불교계에는 낯선 인물이 아니다. 15년 전 故지관 스님이 총무원장 재직 당시 이명박 정부의 문체부 장관으로 기용됐고 이런 이유로 불교계와 직·간접적인 인연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인연이 좋게만은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 2008년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차량검문 등을 이유로 종교편향 문제가 강하게 불거지면서 종교정책을 담당하는 수장으로서 십자포화를 맞았다. 2010년에는 대구기독교연합회 목사들과의 면담에서 템플스테이 사업에 대해 “호텔” 등을 운운하며 정부 지원사업비를 불교계가 마구 쓰고 있는 것처럼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은 성명서를 내고 반발했으며, 유 장관은 당시 총무원장이었던 자승 스님을 비공개로 면담하며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2011년 제44대 문체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12년 만에 다시 문체부 장관이 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장관을 거치며 쌓은 여러 부침과 경험들은 앞으로의 활동에 좋은 거름이 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종교를 떠나 역사와 전통의 가치를 잘 보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신경 써주셨으면 한다”는 진우 스님의 당부도 잘 새겨주길 바란다. 

최근 한국은 팝, 드라마, 영화 등에서 세계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뿌리 깊은 불교 등 전통문화가 기반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경제와 더불어 문화적인 강국이 돼야 함을 유 장관은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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