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역대 종정예하의 친필 휘호 현판들이 서울 강남 봉은사에 걸렸다. 봉은사는 10월 5일 경내 상월선열당과 구생원에서 현판식을 봉행했다. 

상월선열당 안팎과 구생원 외부에 걸린 현판은 모두 20개로 조선불교조계종 초대 종정 한암 스님과 조계종 제1대 종정 효봉 스님을 비롯해 2대부터 15대 종정예하 성파 스님까지 역대 종정예하의 정신과 유훈이 담긴 글귀가 현판으로 구현됐다. 또한 조계총림 송광사 초대 방장 구산 스님, 월정사의 대강백 탄허 스님의 친필도 현판으로 제작됐다. 

이날 현판식은 봉은사 회주이자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이 역대 종정예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상월결사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불교 중흥을 모든 대중이 함께 도모하기를 염원하며 마련됐다고 한다. 

세속에서는 옛 것을 오래된 구식이라 치부하기도 경향이 있지만, 불가에서 선현의 가르침은 지금도 새겨야 할 금언(金言)이다.

‘사바세계를 교화해 중생을 구제한다’는 ‘교세제민(敎世濟民)’,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말라’는 ‘불기자심(不欺自心)’, ‘그 마음 그대로 부처’를 의미하는 ‘즉심시불(卽心是佛)’ 등 상월선열당과 구생원에 걸린 현판들은 선지식들이 현재 후학들에게 전하는 시대의 법문들이다.  

“역대 종정 스님들이 지금 계신다면 시대에 걸맞게 종단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법문을 해주셨을 것”이라고 자승 스님이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봉은사에 걸린 선지식의 친필 현판을 통해 가르침을 되새기고 미래 후학들 키워내 불교중흥을 이뤄낼 수 있길 기대한다. 이 모든 것은 현재 후학들이 해야 할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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