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취임 후 국가법령 개정·승려복지 성과 다수
“포교 분야 아쉬움”… 실사구시적 종책 등 이뤄져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9월 28일 취임한 진우 스님은 매일 매일을 초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했다. 매일 아침을 108배 정진으로 열고, 종무행정 처리와 각종 종단 행사, 사찰 법문을 다녔다. 틈틈이 시간을 쪼개 청소년·대학생들을 만나 소통을 했고, 장애인과 이재민 등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전했다. 

이 같은 초인적 행보를 할 수 있던 것은 모두 진우 스님이 취임 초 세웠던 원력 때문이다. 스님은 경주 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와 K-명상 개발 및 명상센터 건립을 ‘과거·미래 천년을 세우는’ 불교 중흥 불사로 천명했으며, 이를 위한 행보를 1년 동안 이어왔다.

그렇기에 1년의 성과도 남달랐다. 진우 스님은 지난 5월 1일 문화재청과 협약을 통해 5월 4일부터 사찰 방문객의 무료입장을 본격 시행했다. 이는 60여 년간 이어진 해묵은 갈등을 해소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문화유산으로서 전통사찰의 가치를 제대로 보존·계승할 수 없게 만드는 국가법령에 대한 변화도 눈에 띄는 성과다. 지난 8월 24일엔 매장문화재법과 문화재 보호법이 통과돼 탑과 사리, 사리장엄구가 사찰의 탑과 부도탑에서 발견될 경우 사찰 소유로 인정받게 됐다. 최근 개정한 종합부동세법시행령을 통해서는 전통사찰보존지 내 ‘주택의 부속토지’는 종부세를 합산·배제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한 지난 5월 3일 종단 직영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을 개원해 승려복지 안정화의 전기를 마련한 것도 진우 스님의 1년 성과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일평생 수행과 포교에 매진해온 스님들이 병고의 걱정을 덜고,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진우 스님은 1년간 성과보다는 아쉬운 점에 집중했다. 진우 스님은 본지와의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불교가 국민적으로 호응 받고 불자가 더 늘어나야 하는데 생각보다는 많이 진척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포교·전법 분야에 힘을 쓸 것을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최근 대규모 개각을 통해 2기 집행부를 새로 꾸렸다. 지난 1년이 불교중흥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시간은 색을 입히며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시간이다. 그렇기에 진우 스님이 내세운 ‘천년을 세우다’ 불사의 완성은 꼭 이뤄야 할 일이다. 특히 그 안에는 최근 화두가 된 ‘포교·전법 중흥’도 담겨 있다. 

이제부터 필요한 것은 ‘실사구시’적 종책들이다. 이를 위해서는 종단 종책과 전법이 나아갈 방향을 총체적으로 제시해줄 싱크탱크가 필요하며, 시대에 맞는 종무 행정 기관의 변화도 이뤄져야 한다. 특히 포교를 위해서는 포교 대상들에 대한 니즈(Needs)를 파악해야 한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불교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야 맞춤형 전법이 가능해진다. 기존에 했던 구습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전법을 한다면 원력과 정재만 낭비할 뿐이다.  

“중생의 아픔을 보듬고, 세상의 벗이 돼 우리 사회에 희망을 전해주는 불교중흥의 새 역사를 열어나가겠다.” 진우 스님이 지난해 11월 10일 열린 ‘통합종단 60주년 기념법회’에서 말한 내용이다. ‘세상의 벗이 되는 불교’, 이는 한국불교의 지향점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진우 스님의 행보가 ‘세상의 벗이 되는 불교’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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