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재 동안 대덕 스님 법문, 회향선 종정 성파 대종사 법석도

어산 동희 스님 집전 하에
수륙재학교 스님들 설행
어린이, 청년, 외국인 참가

한국전쟁 정전70주년 맞아
각 전쟁 전몰자 등 영가 모셔
용학 스님 "자비심이 복전" 법문

명상음악회, 지화 시연 등
문화행사도 다채롭게 전개
계호 스님 "무량공덕 얻길"

조선시대 가장 큰 불교의식이었던 수륙재. 온 천지와 수륙에 존재하는 고혼 천도를 위한 600년 불교전통의식이 9월 3일 서울 진관사에서 다시금 설행됐다.

국가무형문화재 126호 지정 10년을 맞아 서울 진관사(회주 계호, 주지 법해)는 9월 3일부터 10월 22일까지 ‘대자비심으로 꽃피우는 생명과 평화의 기도’를 주제로 49일간 국행수륙재를 펼친다. 입재가 진행된 9월 3일에는 800여 불자들이 모여 수륙재에 동참했으며, 해외에서 온 외국인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은 수륙재 재주로 이날 수륙재 설행을 이끌었다.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은 수륙재 재주로 이날 수륙재 설행을 이끌었다.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이 영단에 차를 올리고 있다.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이 영단에 차를 올리고 있다.

이번 수륙재는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10년 뿐만 아니라 1953년 한국전쟁 정전 70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당시 전몰자들의 영가도 천도하는 의미로 마련됐다.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를 증명으로,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이 재주로, 조계종 첫 비구니 어산어장 동희 스님이 어산으로 직접 집전했으며, 진관사 수륙재학교 소속 스님들과 신도회, 청년회, 어린이법회 학생들까지 한마음이 되어 수륙재를 진행했다.

수륙재 입재에서는 대웅전과 함월당, 명부전 등에 공양물을 올리고, 명종으로 입재를 알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영가를 맞이하는 시련과 영가에게 차와 국수를 대접하는 대령, 영가의 고단함과 번뇌를 씻기는 관욕 등이 이어졌다. 회주 계호 스님과 주지 법해 스님 등이 헌향과 헌다에 이어 배례하고 심대근 신도회장 등 신도들이 이어 잔을 올렸다.

이날 수륙재 영가 위패에는 이태원 사고 피해자,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 한국전쟁 전몰자 등이 모셔졌다.
이날 수륙재 영가 위패에는 이태원 사고 피해자,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 한국전쟁 전몰자 등이 모셔졌다.
수륙재에는 재를 집전하는 스님들 뿐만 아니라 어린이법회 소속 어린이들과 청년회 소속 청년들, 신도회가 함께 참여해 육법공양 등을 진행했다.
수륙재에는 재를 집전하는 스님들 뿐만 아니라 어린이법회 소속 어린이들과 청년회 소속 청년들, 신도회가 함께 참여해 육법공양 등을 진행했다.

영가 위패로는 특별히 이태원 사고 피해자,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 한국전쟁 전몰자 등이 모셔졌다.

신중작법에 이어 법사로 나선 前범어사 승가대학장 용학 스님은 ‘수륙재 공덕의 복전’을 주제로,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은 불자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설했다.

용학 스님은 바라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자비심을 낼 때 진정한 공덕이 있고, 수륙재의 의미가 있다고 법문했다.
용학 스님은 바라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자비심을 낼 때 진정한 공덕이 있고, 수륙재의 의미가 있다고 법문했다.

스님은 “<화엄경>에서는 악하고 못된 중생을 원망하는 마음이 없어야 하고 은혜를 갚을지 모를지라도 보살 수행을 하는 우리는 그들에게 바라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수륙대재에서 뭇생명을 천도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마음이 필요하다”며 “수륙재 기간 동안 만이라도 미사일을 쏜다고 형제를 미워하지 말고, 주변에 많은 생명들을 위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고 당부했다.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은 이번 수륙재의 의미에 대해 “유주무주 고혼, 그리고 생명이 있는 생명이 없는 모든 영가님들을 모셔서 법식에 참여토록 하는 큰 의식”이라며 “올해는 특히 정전70주년과 무형문화재 지정 10주년을 맞아 세계평화 뿐만 아니라 생명존중과 소통과 화합의 의미를 전하고자 한다. 도량에 참석하여 삼업이 녹아 안락할 수 있는 무량공덕을 함께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륙재 입재는 법고무로 마무리 됐다. 재를 집전하는 스님들이 법고를 치는 모습을 남기고 싶은 불자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영상을 찍고 있다.
수륙재 입재는 법고무로 마무리 됐다. 재를 집전하는 스님들이 법고를 치는 모습을 남기고 싶은 불자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영상을 찍고 있다.

한편, 진관사는 이번 수륙재 입재에 10월 22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30분 함월당에서 수륙재를 연다. 수륙재 기간 초재(9월 10일) 봉명사 승가대학 석좌교수 도혜 스님, 이재(9월 17일) 백담사 무금선원 유나 영진 스님, 삼재(9월 24일)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 사재(10월 1일)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 오재(10월 8일) 보리마을 자비선명상원 선원장 지운 스님, 육재(10월 15일) 조계종 前전계대화상 성우 스님이 법사로 나서며, 회향일인 칠재(10월 22일)에는 조계종 종정 예하 성파 대종사가 직접 법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10월 3일에는 제19회 달오름산사음악회 ‘음악명상 콘서트’가 오후2시부터 진관사 마당에서 막을 연다. 또 10월 5일부터 9일까지는 진관사 지화장엄연구소가 주최하는 지화전시 특별전 ‘가피의 향기 꽃으로 피어나다’가 한문화체험관에서 열리며, 내방객이 많은 주말 10월 7일과 8일에는 지화 시연 및 체험도 가능하다. 이밖에 10주년 기념식을 비롯한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유튜브 진관사TV(JinkwansaTV)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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