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불광’ 9월호(통권 587호)는 ‘조선의 B급 스님들’이라는 주제로 조선시대 사찰과 스님들의 일상을 다뤘다. 조선시대에는 사찰과 스님들이 많은 부역(賦役)을 담당했다. 스님들이 산성을 축조하거나 방어하는 신역(身役)을 담당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외에도 종이, 부채와 각종 채소를 관아에 납품했다. 

스님들이 해야 했던 신역 중 가장 고된 일은 가마를 메는 일이었다. 사대부들이 금강산, 지리산, 변산을 유람할 때면 스님들이 가마를 태우며 유람에 동행했다. 선비들이 산속에서 머무는 곳 역시 사찰이었다.  

‘월간 불광’ 9월호에서는 △가마를 멘 스님들 △두부를 만드는 스님 △시체를 묻은 매골승 △양반가의 제사를 지낸 스님 △종이 만드는 스님 △왕조실록을 지키는 스님들 △계(契)를 통해 사찰을 지킨 스님 등 다양한 방면에서 맡은 바 일을 해왔던 스님들의 일상을 다뤘다. 

조선은 양인(良人)들의 출가를 제도적으로 막았지만, 조선시대 내내 적지 않은 출가자가 존재했고 사찰은 많은 토지를 소유했다. ‘숭유억불’이라는 잣대만으로는, 혹은 개개인의 불심(佛心)만으로 조선시대의 불교를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시대의 고역을 감내하면서 사찰을 지켜왔고, 민중의 삶을 보듬어 온 조선의 ‘B급 스님들’의 삶을 ‘월간 불광’ 9월호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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