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골다공증

진료실에서 진료를 보다보면 다양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 중에서도 노년층에서 많이 받는 질문들 중 하나가 “제가 요즘 들어 팔다리가 쑤시고 아픈데 이거 골다공증 아닌가요?” 하는 것과 “제가 골다공증을 진단 받았는데, 아픈 곳이 없는데 어떻게 골다공증인거죠?” 라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골다공증과 통증은 관련이 없습니다. 골다공증(骨多孔症)은 한자 풀이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이 생기는 병’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건물이 통증을 느낄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건물을 세울 때 골조가 약하다고 건물이 아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단지 충격에 취약해서 쉽게 무너질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골다공증이 있다고 아프진 않으나, 뼈의 기본 골조가 약하다 보니 충격에 쉽게 무너지는 ‘골절’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골다공증을 ‘골량의 감소와 미세구조의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전신적인 골격계 질환으로, 결과적으로 뼈가 약해져서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는 이를 축약하여 ‘골강도의 약화로 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되는 골격계 질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의료계에서도 ‘골다공증’을 바라보는 시각이 ‘골다공증’이라는 뼈의 상태보다는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 상태’라는 위험성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Q. 골다공증은 왜 오는 것일까요?

사람의 뼈는 낡은 뼈의 소멸과 새로운 뼈의 형성이 균형 있게 유지되면서 골밀도가 유지됩니다. 나이가 들고, 약물 복용 혹은 영양의 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새로운 뼈가 잘 형성이 안 되거나, 뼈의 소멸이 너무 빨리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뼈로의 대체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이런 과정들로 인해서 점차 뼈는 점차 약해지고 얇아지면서 골절 위험성이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Q.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왜 조심해야 할까요?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골절이 발생하게 되면 통증과 더불어 이에 대한 치료와 합병증 등으로 인한 금전적, 시간적 손실이 발생하고 나아가서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어느 부위에 골절이 되었나에 따라 단순히 삶의 질만 떨어트리는 것이 아니라 생존율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국내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대표적인 골다공증성 골절인 고관절 골절의 5년 생존율은 약 55%로, 이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전체 암의 5년 생존율인 70.3%보다도 낮고, 대표적인 소화기암인 위암(74.4%), 대장암(76.3%)의 5년 생존율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골다공증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나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관리를 해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골다공증이 없다 하더라도 꾸준한 칼슘 섭취는 골다공증의 예방에 매우 중요합니다. 성인남자는 하루에 800㎎, 갱년기 전 여성은 1000㎎, 갱년기를 지나면 1500㎎의 칼슘 섭취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루 세끼 영양을 잘 섭취하면 어느 정도의 칼슘은 충족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양은 우유 등의 유제품으로 보충이 가능합니다. 만약 하루 권장량의 칼슘을 섭취하지 못한다면 칼슘제를 먹는 것도 방법입니다. 칼슘 외에도 하루 800IU 이상의 비타민D도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 필요합니다. 비타민D는 피부에 햇빛을 쬐면 비타민D가 합성이 되는데, 일주일에 2~3번, 30분~1시간 정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비타민D가 형성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외선 차단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밖에서 충분한 시간의 햇빛을 쬔다 하더라도 자외선이 차단되어 필요한 양의 비타민D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나 다른 현실적인 문제로 비타민D가 부족하다면 보충제를 활용해 비타민D를 섭취해줘야 합니다. 현재 병원에서 많이 쓰이는 칼슘과 비타민D의 복합체를 복용한다면 하루 기준치의 양을 둘 다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운동입니다. 아직까지 적당량의 운동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확립된 것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주3~4회, 30분 이상의 체중 부하 운동을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체중 부하 운동을 하게 되었을 때 근력과 균형감각 등을 키워 낙상과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되고, 뼈에 적절한 자극을 주게 되어 골형성과 골흡수의 작용을 통해 뼈가 튼튼해 질 수 있게 합니다.

Q.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골다공증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골다공증을 진단 받은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크게 골 흡수를 억제하는 약과 골 형성을 촉진시키는 약이 있는데, 성별, 나이, 순응도 등을 고려하여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시행한 뒤 처방대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골다공증도 혈압이나 당뇨처럼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합니다.

주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에 대한 치료에 대한 반응도 확인하고, 적절한 약물의 휴지기를 통해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예방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골다공증이 어떤 것인지 예방과 치료를 위해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지 살펴보았습니다.

노년의 행복과 생존을 위협하는 골다공증을 잘 관리하여 행복한 노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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