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호, 웃음을 표현한 ‘이모티콘’
표현 수단, 언어보다 비언어가 높아
웃음, 기쁨과 보이는 무의적인 표현

“어른의 웃음, 하루 15회 불과” 연구
온라인 소통인해 웃음 잃을 환경 노출 
웃음은 육체·정신적 중요 소통 수단
웃음이란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되찾길

웃음의 의미를 담고 있는 스마일리(smiley)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초의 디지털 이모티콘’의 별칭이다. 웹이 등장하기 10여 년 전인 1982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컴퓨터공학자 스콧 팔만은 학내 게시판에 세 개의 구두점으로 구성한 :-) 기호를 제시하고, 이를 웃는 상태를 표현할 때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이모티콘이 웃는 얼굴 표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붙여진 별칭이 ‘스마일리’이다.

웃음을 포함한 표정, 몸짓, 신체적 접촉과 같은 표현 수단을 통한 소통 행위를 커뮤니케이션학에서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언어가 인간 소통의 지배적인 수단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고정관념일 수 있다.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표현 수단으로서 비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65%로 언어보다 높으며, 비언어가 의미 전달의 93%를 차지한다.

인터넷 초기에 문자 기반의 의사소통이 주를 이룬 가운데,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고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을 높이려는 고민의 산물이 ‘이모티콘’이다. 정보전달에 효과적인 언어와는 달리 비언어적 요소는 느낌과 감정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웃음은 기쁨과 만족감을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표현 수단으로서, “전달력이 강하며,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 형식”이다.

웃음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하루에 400회를 웃는 데 반해 성인의 하루 웃음 횟수는 15회에 불과하다. 성인이 되기까지 사회화 과정에서 소음유발 우려나 예의범절을 이유로 웃음을 자제시키는 교육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소셜미디어 같은 온라인 소통의 증가에 따른 대면 커뮤니케이션의 감소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소통시대에 인간은 이모티콘이 웃음을 대체하여, 웃음을 잃어버리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및 소통 환경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웃음은 정신과 육체에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의학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웃을 때 사람은 중추신경계에서 신경전달 물질인 베타엔도르핀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진다. 또한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졸의 레벨을 낮춰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질병을 예방한다.  

미국의 심리신경과학자 로버트 프로바인은 저서 〈웃음: 그에 대한 과학적 탐구〉에서 웃음의 전염반응은 즉각적이고 비자발적이며, 사람들 사이에 가장 직접적 소통인 뇌 대 뇌의 소통이라고 적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실반 톰킨스가 1960년대 개발한 안면 피드백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감정 체험은 얼굴 표정의 영향을 받으며, 표정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한다. 달리 말하자면, 유머 같은 웃음의 소재가 없이 입꼬리를 올려주는 신체 움직임만으로도 우리 두뇌는 좋은 느낌을 유발하고 기분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고정화된 관념의 틀을 바꾸어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리프레이밍(reframing)’이라고 한다. 웃음을 대하는 관점에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대행선사는 “어떤 생각이 나오든, 내 근본 마음자리에서 들고나는 줄 안다면, 허허 웃으며 나온 자리에 다시 되돌려 놓을 수가 있다”라면서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긴다”라고 설법하였다.

‘웃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을 수 있나’라는 고정화된 관념을 ‘웃음을 통해 기쁨을 만들어 갈 수 있다’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꾸어보는 것도 하나의 리프레이밍이다. 웃음은 인간의 삶과 공존을 풍요롭게 하는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요소이다. 개인과 공동체 속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하여 이제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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