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차일혁 경무관 추모다례재
화엄사 각황전에서 첫 행사 개최

6.25전쟁 화마로 부터 화엄사를 지킨 故차일혁 경무관 생전의 모습
6.25전쟁 화마로 부터 화엄사를 지킨 故차일혁 경무관 생전의 모습

6.25전쟁부터 화엄사를 지킨 차일혁(1920-1958) 경무관에 대한 첫 추모다례재가 봉행됐다.

조계종 19교구 본사 화엄사(주지 덕문)는 지난 810일 각황전에서 한국전쟁 중 전란의 화마 속에서 지리산 화엄사를 지킨, 전쟁 영웅이자 어진 지휘관인 차일혁 경무관의 서거 65주기를 맞아 다례재를 봉행하고 그의 공적을 기리는 시간을 갖었다.

차일혁 경무관은 195012월에 전북지역의 무장공비 토벌을 위해 제18전투경찰대대 초대 대대장으로 경찰에 투신하여,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지리산, 덕유산 자락을 누볐었다.

1951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빨치산 토벌 작전 중 상부로부터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게 되었다. 그는 강하게 반대하였으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부에서 내린 명령이기에 어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천년고찰을 태울 수도 없기에 고민 끝에 부하들을 시켜 화엄사의 문짝들만 떼어내어 불태웠다.

당시 차일혁 경무관은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충분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천 년 이상의 세월로도 부족하다고 말하며 상부의 명령대로 소각은 했지만 절 전체가 아닌 문짝만 태움으로써 명령을 어기지 않고 문화재를 지키는 놀라운 지혜를 발휘하여 오늘날 화엄사를 온전한 모습으로 볼 수 있게 한 장본인이다.

이날 추모 다례재에는 덕문스님, 차일혁 경무관 기념사업회 선양회 차소영 회장, 김순호 구례군수, 유토연 구례경찰서장, 유시문 군의장, 이현창 도의원, 김수철 부의장, 장길선의원, 선상원의원, 이창회의원, 양준식의원, 문승옥의원과이 참석 했다. 또 화엄사 부주지 우석스님, 화엄사 본 말사 스님, 화엄사 신도회, 화엄사포교사회, 경찰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여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인사말을 하는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인사말을 하는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덕문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 겨레는 구한말의 격동기와 일제 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을 격으면서 전통문화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 , "차 경무관은 화엄사를 비롯해 금산사, 백양사, 선운사, 쌍계사, 천은사 그리고 덕유산 사찰을 비롯한 수많은 천년 고찰들이 고인의 지혜로운 결단으로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고인의 업적과 유지를 후손과 사찰만 알 것이 아니라 전 국민에게 알려 그분의 정신이 후대에까지 널리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자 행사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차소영 차일혁추모사업회장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차소영 차일혁추모사업회장

유족을 대표해 차소영 회장은 "작년 첫 추모재를 지낸데 이어, 올해 다례재를 진행하는 것에 감사하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온전히 존재하는 것은 6.25전쟁 당시 수많은 순국선열의 뜻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저는 선친의 뜻을 올곧게 이어가고자 한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화엄사 경내에 새워진 공덕비에 헌화를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화엄사 경내에 새워진 공덕비에 헌화를 했다.

화엄사에는 지난 1998년 당시 월주 총무원장의 발원으로 조계종과 호남지역 본사들이 참여해 화엄사에 공덕비를 조성하였고, 2013년 후손인 차길진 법사의 청으로 지금의 공덕비를 새롭게 조성하였다. 작년 64주기에 첫 추모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각황전 추모다례재에 이어 경내에 조성된 공덕비에 헌화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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