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대불련 영 부디스트 캠프서 청춘강연

연기·인과·중도 교리 설명하고
학생 150명과 본격 소통 나서
“즐겁고 괴로운 감정 바라보자”

대학생불자들과 소통하며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는 방법을 설명하는 진우 스님.
대학생불자들과 소통하며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는 방법을 설명하는 진우 스님.

삶에서 중요한 과제를 해결했더니 다른 과제가 밀려옵니다. 그런데 저는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가 없어요. 어쩌면 좋을까요?”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고 힘이 없어서 좌절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에너지가 고갈된 지금을, 재충전을 위한 휴식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150명의 대학생불자들과 마주앉았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닌 스확행(스님이 알려주는 확실한 행복)’을 위해서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가 86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주최한 영 부디스트 캠프마지막 날 펼쳐진 진우 스님의 청춘강연이다현직 총무원장이 대불련 캠프에 참석해 대학생불자들과 소통의 자리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학생불자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불교에 무엇이 궁금한지 들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 대부분 법상이나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아온 진우 스님은 이날만큼은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춰 앉았다. 스님은 본격적인 소통에 앞서 학생들에게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기 위한 마음가짐이자 부처님 가르침을 설명했다. 평소 법문에서도 강조해온 연기와 인과, 중도가 그것.

8월 6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대불련 영 부디스트 캠프 진우 스님 청춘강연.
8월 6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대불련 영 부디스트 캠프 진우 스님 청춘강연.
한 대학생이 진우 스님에게 질문하고 있다.
한 대학생이 진우 스님에게 질문하고 있다.

진우 스님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자신의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이뤄진다그렇기 때문에 감정의 공식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가 상대적 감정인 괴로움을 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해가 뜨면 반드시 지고, 밀물이 들어온 뒤엔 썰물이 돼 나가는 현상과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진우 스님은 근본적으로 괴로움이 없으면 즐겁다 할 것도 없다사람은 탓을 많이 하는데, 탓하는 대상은 연기에 따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그걸 보고 기분이 나쁘거나 평안해지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진우 스님은 연기와 인과에 대한 대학생불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했다. 질의응답은 강연이 열리기 전 학생들이 스님과 불교에 대한 궁금증, 개인적인 고민을 종이에 적어 제출한 것을 바탕으로 했다진행은 유정현 대불련 중앙회장이 맡았다.

대학생불자들이 종이에 남긴 고민과 불교에 대한 궁금증.
대학생불자들이 종이에 남긴 고민과 불교에 대한 궁금증.

부모님과의 갈등 때문에 많이 고통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질문에 진우 스님은 자기 괴로움을 잠재울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좋은 스승을 만나거나 정신적으로 위로가 되는 책을 읽는 것도 방법이 된다는 진우 스님. 스님은 진부한 얘기지만 사회 탓, 부모 탓을 해봐도 기분 나쁜 내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부모가 자식에게 잘못하기까지의 수많은 과정이 있기 때문에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보라고 말했다.

한 학생은 진우 스님의 인과법설명에 괴로움을 느끼지 않으려면 즐거움도 느껴선 안 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스님은 즐거움이 괴로움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을 가지면 무언가로 즐거움을 느낄 때 집착하기보다 조금씩 멀어질 수 있다는 뜻이라며 반대로 괴로울 때 역시 즐거움에서 온 인과의 업이라는 걸 생각하면 괴로움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젊은 혈기에 쉽진 않겠지만 즐거움을 즐기되 그것에 집착하거나 또 그렇게 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쪽으로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진우 스님의 안심법문에 학생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진우 스님의 안심법문에 학생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또 다른 학생은 행정가인 총무원장과 수행자인 스님으로서 서로 다른 역할이 충돌할 땐 어떻게 해결하는지 물었다.

이에 진우 스님은 그럴 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 답해 학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스님은 이어 슬기롭게 잘 살피겠지만 보통은 규범과 정의에 따라 선택한다무엇을 택하든 후유증은 있다. 하지만 이를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시간에 걸친 강연에서 연기와 인과를 이해해 대학생불자들이 지금과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봤으면 한다고 밝힌 진우 스님. 스님은 끝으로 무애자재(無碍自在)’를 강조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초기경전 <숫타니파타>를 인용해 청년불자들이 불교를 접해 평안함을 얻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청춘강연 이후 진행된 기념촬영.
청춘강연 이후 진행된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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